LNG터미널 11개 더 들어선다..."과잉투자로 좌초자산 리스크 커질 것"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9 12:02:08
  • -
  • +
  • 인쇄
2036년 이용률 33%→19.8%로 하락 전망
불안정한 국제가스가격 에너지안보 위협


한국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에 대한 과잉투자로 좌초자산 리스크가 커졌고, 이는 탄소중립 목표와 에너지안보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가 발간한 '한국의 LNG 과다 확충'(South Korea's LNG Overbuild)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계획중이거나 건설중인 LNG터미널은 공공이 6개, 민간이 5개로 총 11개에 이른다. 투입된 자금만 11조3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와 SK 등 에너지 기업부터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는 물론 HDC그룹과 한양 등 에너지에 큰 경험이 없었던 건설사까지 LNG 터미널 확충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잉투자라는 비판이 나온다. 보고서의 저자이자 IEEFA의 한국 에너지금융전문가인 김채원 연구위원은 "자체 터미널을 확보하려는 기업간의 경쟁으로 신규 터미널끼리 매우 밀접하게 붙어있어 비효율적"이라며 "LNG터미널들이 인접해 있으면 앞으로 사용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충청남도 당진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민간발전사 등과 대규모 터미널 신설을 놓고 경쟁하고 있고, 충청남도 보령에서는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간에 터미널 신∙증설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가격변동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김 연구위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 그리고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가스 가격은 앞으로 또다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제 가스가격 상승은 LNG 터미널의 가동률을 감소시켜 비효율적 자산운용 및 좌초자산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국제가스연맹(IGU) 데이터에 따르면 수입 LNG를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 가스화시키는 국내 '재기화시설' 이용률은 33%에 그쳤다. 전세계(41%)나 아시아(52.4%) 이용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IEEFA 예측에 따르면 미사용 LNG 재기화 용량은 올해 1억790만톤에서 2036년 1억5280만톤으로 늘어나 2036년 이용률이 19.8%까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업들은 기존 LNG 인프라 용도를 바꾸고 재조정해서 향후 천연가스에서 블루수소를 생산하고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을 통해 온실가스를 채집하는 방식으로 좌초자산 위험성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CCUS 기술이 아직 시기상조이며,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IEEFA는 LNG 설비의 좌초자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2030 국가온실가스 배출목표'(NDC)에 맞게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효율적으로 LNG 설비를 활용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LNG 사용을 연장하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홍보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김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로의 빠른 전환만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변동성이 큰 화석연료 발전비용을 줄이고 앞으로 한국의 에너지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이라며 "LNG 인프라에 무리하게 과잉투자하는 것은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늦춰 에너지 자립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택소노미' 항목 100개로 확대..히트펌프·SAF도 추가

'K-택소노미'로 불리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항목이 내년 1월 1일부터 84개에서 100개로 늘어난다. K-택소노미는 정부가 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을 말한다

'자발적 탄소시장' 보조수단?..."내년에 주요수단으로 부상"

2026년을 기점으로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거래량 중심에서 신뢰와 품질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현지시간) 탄소시장 전문매체 카본

두나무, 올해 ESG 캠페인으로 탄소배출 2톤 줄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 한해 임직원들이 펼친 ESG 활동으로 약 2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두나무 임직원들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5만원 보상? 5000원짜리 마케팅"...쿠팡 보상안에 '부글부글'

쿠팡의 보상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만원을 보상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상 5000원짜리 상품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팡한 사람

기후/환경

+

EU '플라스틱 수입' 문턱 높인다...재활용 여부 입증해야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합의가 수차례 불발되자, 참다못한 유럽연합(EU)이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재활용 의무화되는 품목은?...내년 달라지는 '기후·환경 제도'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들은 기후공시가 의무화되고,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또 일회용컵이 유료화되고, 전기&mid

2026년 '붉은 말의 해' 첫날…지역별 일출 시간은?

2026년 1월 1일 오전 7시 26분, 새해 첫 해가 독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31일 기상청 따르면 새해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전망

[아듀! 2025]서쪽은 '폭우' 동쪽은 '가뭄'…한반도 '기후재난 6대 뉴스'

올해 한반도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다. 기온이 33℃ 이상으로 올라가는 폭염이 시작된 시기가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이르

내년 1분기부터 '소비기한 임박식품' 할인판매...'탄소포인트' 지급

내년 1분기부터 소비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을 통해 할인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환

내년부터 아파트 준공전 '층간소음' 검사 강화된다

이웃간 칼부림까지 유발하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아파트 시공 후 층간소음 차단검사를 기존 2%에서 5%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공동주택 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