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서 발암물질 '과불화화합물' 검출...스키 바닥면 '왁스' 바른탓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6 12:36:56
  • -
  • +
  • 인쇄
알프스 스키리조트 토양에서 14종
자연분해 어려워 축적되거나 누출


스키에 바르는 윤활용 왁스에서 발암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이 묻어나와 주변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지질연구소인 제임스허튼연구소의 빅토리아 뮐러 연구원이 주도하는 연구팀은 최근 오스트리아 접경 알프스산맥 스키리조트 5곳의 인근 토양에서 PFAS 14종을 검출했다고 최근 밝혔다.

PFAS는 탄소와 불소로 구성된 인공물질이다. 물과 기름을 막는 특성이 있어 아웃도어 의류, 종이 빨대, 프라이팬의 방수코팅제, 식품 포장재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PFAS는 스키장에서도 많이 쓰인다. 스키와 스노우보드에 윤활제로 바르기 때문이다. 스키나 스노우보드 바닥면에 미세한 굴곡들은 마찰력을 키워 속도를 저하시키는데, 이를 왁스로 메우면 설온에 따라 6~18%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PFAS는 자연분해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린다.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갑상선 질환, 임신성 고혈압, 신장암, 정소암, 당뇨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규제가 추진되고 있다.

PFAS는 1만여종이 넘는다. 이에 연구팀은 스키장 왁스 성분에 주로 쓰이는 30종으로 좁혀 추적했다. 그 결과 스키리조트 인근 토양에서 14종이 검출됐다. 스키장 이용객들이 왁스를 사용하면 산을 오르내리며 발암물질을 펴바르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토양뿐 아니라 토양 위의 눈이 녹거나 증발하면서 지하수나 대기중으로 확산해 주변 생태계 전반으로 퍼져나갔을 가능성이 높아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세계적으로 PFAS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과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는 국제스키대회에서 왁스 사용을 금지했지만, 자발적으로 환경을 위해 나서는 소수의 리조트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 국가별 제품에 대한 규제도 다르고, 규제가 있는 곳이라고 할지라도 규제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도 게속해서 유통되는 실정이다.

뮐러 연구원은 "PFAS는 분해되는데 수백년이 걸린다"며 "결국 PFAS는 자연환경에 그대로 축적되거나 더 넓게 퍼지기 때문에 우려를 더하고 있는 것"이라며 품목별 제한이 아닌 PFAS 물질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