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겨울 낙엽 안떨어지는 이유...국제 공동연구 착수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01 16:12:34
  • -
  • +
  • 인쇄
▲낙엽 발생 지연(leaf marcescence) 현상을 보이는 나무 (사진=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이 늦겨울에서 이른봄까지 낙엽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연구하는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에 아시아 대표로 참여한다.

1일 국립수목원은 영국의 큐왕립식물원, 미국의 미주리식물원, 독일 베를린식물원 등 전세계 대표 수목원·식물원 18개 기관과 함께 '낙엽 발생 지연'(leaf marcescene)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낙엽은 잎의 노화로 발생하고, 잎의 노화는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온도가 낮아지면 '옥신'이라는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잎과 가지의 연결부위인 잎자루 아래에 딱지처럼 '떨켜층'(abscission layer)이 굳어지고, 이로 인해 잎이 떨어진다. 이 떨켜층이 형성되지 않으면 추운 겨울동안 나무의 가지에 죽은 잎들이 떨어지지 않고 늦겨울이나 이른 봄까지 남아 있는 '낙엽 발생 지연' 현상이 나타난다.

'낙엽 발생 지연'은 북반구 온대활엽수림 나무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생리기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 북경식물원, 인도 캐쉬미어대학식물원과 더불어 아시아 대표로 참여한 국립수목원은 동아시아 지역에 자라는 낙엽활엽수종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낙엽 발생 지연'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후위기로 이상저온이 발생하면서 떨켜층이 형성되는 기작 자체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하지만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인간에 의한 기후위기 이전부터 나무들이 꾸준히 발전시켜 온 진화의 산물이라는 게 공동연구팀 내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영향에 따른 건강이상 신호라기보다는, 나무가 겨울 동안 죽은 잎을 간직함으로써 곤충이나 새로부터 새싹을 싸고 있는 '겨울눈'을 보호하고, 이른 봄에 땅에 떨어져 생육이 왕성한 시기에 적절한 미네랄 영양분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봉우 광릉숲보전센터장은 "이번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가 낙엽 발생 지연 현상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동아시아 및 한반도 지역의 산림에 적용하여 관련 연구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