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극한갈등' 예고..."예정대로 의대증원"vs "대정부 투쟁"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7 10:47:47
  • -
  • +
  • 인쇄
입틀막 당한 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에 당선
정부 '의대 2000명 증원' 예정대로 추진방침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강대강'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의료계는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5월 안에 모든 조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제42대 회장으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뽑았다. 임 당선자는 대통령 참석행사에서 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입틀막' 당한 채 끌려나간 이후로 정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오던 인물이다.

임 당선인은 지난 26일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회장 선거 결선 전자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65.43%)를 얻어 당선됐다. 임 당선인은 지난 20일~22일까지 진행된 1차 투표에서도 3만3684표 중 1만2031표(35.7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임 당선자의 임기는 오는 5월부터 3년간이다.

의료계가 임현택 회장을 뽑았다는 것은 '의료증원 2000명 백지화'에 대해 물러설 계획이 없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앞으로 대정부 투쟁에 대한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임현택 신임회장 당선자는 대통령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관 파면 등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당선인은 지난 20일 정부가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발표하자 성명을 내고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를 찾았다가 자리를 옮기라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요구에 불응하면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틀막'을 당한 채로 끌려나갔다.

현재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 의대교수들은 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 상태고, 서울대의대도 1400명 교수 가운데 4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할 예정이다. 울산대 의대도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충남 순천향대 천안병원도 교수 233명 가운데 10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대의대 교수 550명도 사직서를 제출했고, 성균관대의대 교수들은 28일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전남대 의대는 교수 비대위가 29일까지 사직서를 받아 일괄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물러설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27년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늦게라도 확충하려는 것"이라며 의대증원 방침을 다시한번 확인시켰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는 한치의 양보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앞으로 양측의 갈등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강경파가 의협 신임회장에 당선되면서 정부는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 등 20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공백을 메우겠다고 나섰지만 전공의에 이어 의대교수들까지 줄줄이 집단사직을 하는 상황에서 미봉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