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남극 얼음벽'...원인은 '해저 소용돌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4-12 09:56:39
  • -
  • +
  • 인쇄
▲아문젠해 해류 모식도와 해저 지형

남극의 빙하를 지탱하는 얼음벽이 무너지는 원인이 해저 소용돌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극지연구소 박태욱 박사와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서울대학교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바다를 컴퓨터로 재현하는 최신 해양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스웨이츠 빙붕을 녹이는 핵심 기작으로 해저에서 발생한 소용돌이를 지목했다. 북쪽에서 남극 연안으로 유입된 따뜻한 심층수를 소용돌이가 빙붕 하부로 올려보내 녹인다는 것이다.

빙붕(ice shelf)은 빙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 뒤에도 떨어지지 않고 빙하와 연결돼있는 수백미터 두께의 '얼음벽'으로, 대륙 위 빙하가 녹는 속도를 늦추고 따뜻한 바닷물을 막아준다.

서남극 아문젠해에 위치한 스웨이츠 빙하는 현재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으며, 스웨이츠 빙하를 보호하는 빙붕이 붕괴하면 스웨이츠 빙하는 물론 주변 빙하 연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서남극 빙하가 모두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은 약 5m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남극 얼음벽을 무너뜨리는 원인 기작이 '해저 소용돌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연구팀은 "스웨이츠 빙붕 주변의 해저면이 빙하에 의해 깎인 계곡 형태를 보이는데, 해류가 이 위를 지날 때 지형의 영향을 받아 소용돌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들은 따뜻한 바닷물을 빙붕으로 유입시키는 원인으로 남극해 표층에 부는 강한 바람을 꼽았지만, 이번 연구에서 해류와 해저 지형의 상호작용이 빙붕에 따뜻한 물을 공급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해류가 강했던 해에 빙붕이 더 빠르게 녹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유속이 빨라지면서 소용돌이가 강해졌고 고온수를 빙붕에 더 가깝게 상승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박태욱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남극해는 핵심 고리"라며 "이번에 확인한 스웨이츠 빙붕의 붕괴 기작을 바탕으로 남극의 미래를 예측하고 인류에 대한 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과제인 '급격한 남극 빙상 용융에 따른 근미래 전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4월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AI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한다...심포지엄 개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19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공동

합쳐야 살아남는다?...대기업 녹색사업 '합종연횡' 봇물

탄소중립 압박과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용 탓에 개별 기업에서 해결하는 것이 한계가 뚜렷해지자, 대기업들이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19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기후/환경

+

[알림]'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씨이텍 등 6개 기업 시상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6개사에 대한 시상식이 19

김종대 "기후대응 핵심은 스타트업...생물다양성·순환경제 아울러야"

"기후위기 대응은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이 핵심이며, 향후 기후대응은 자원순환 및 생물다양성과 통합돼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주말날씨] 전국 또 '비소식'…강릉 저수율 27.7%까지 회복

이번 주말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특히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도 비가 내릴 예정이다.19일 오후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