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소음이 조류성장 '저해'..."부화율 20% 떨어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6 11:03:42
  • -
  • +
  • 인쇄
▲얼룩말핀치새. 연구팀은 얼룩말핀치새의 알과 새끼를 소음공해에 노출시킨 결과 새의 성장 및 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언스플래시)

교통소음이 알을 비롯해 조류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마일렌 마리에테 호주디킨대학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도시 교통소음에 노출된 알과 새끼새는 성장 및 번식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마리에테 박사는 "소리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소음공해 감축에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소음공해가 새들에게 스트레스를 미친다는 연구는 늘고 있다. 다만 소음이 새끼때부터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얼룩말핀치새의 알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침묵 혹은 녹음된 동종의 울음소리에 노출시켰고, 다른 한쪽은 녹음된 도시 교통소음에 노출시켰다. 소리 노출 새에겐 태어난 후에도 하루 약 4시간 최대 13일동안 이뤄졌다.

그 결과, 알이 소음에 노출되면 부화율이 약 2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끼의 경우 크기가 10% 더 작아지고 무게도 15% 더 가벼워졌다. 또 손상된 적혈구가 증가하고, 스트레스와 나이가 늘수록 짧아지는 DNA의 일부인 텔로미어는 길이가 더 짧아졌다.

그 영향은 새들이 더이상 소음공해에 노출되지 않고 4년 후 번식기로 넘어간 후에도 지속됐다. 생애 초기에 소음에 영향을 받은 새들은 동종 번식량의 절반도 안되는 새끼를 낳았다.

마리에테 박사는 소음 노출 수준이 비교적 경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향이 이렇게 강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충격을 드러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동물청각전문가 로버트 둘링(Robert Dooling)은 "일반적으로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매우 어린 새, 특히 알속의 새는 소리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낮거나 전혀 없다고 가정하지만, 이번 연구는 소음이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음향생태행동학 교수인 한스 슬라브베코른은 "이전에 자신의 연구팀이 병아리와 그 부모를 소음공해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을 때 어떤 영향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에 슬라브베코른 교수는 둥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등 부모의 행동변화가 소음의 부정적 영향을 줄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슬라브베코른의 연구에 따르면 공항 인근에 서식하는 새들은 부분적인 청각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큰 소음에 노출된다. 그는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이런 영향이 누적되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수준이 얼마나 많은 새와 어떤 종에 적용되는지 정확히 파악하려면 보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새의 성장을 저해하는 소음의 크기, 패턴, 높낮이가 있는지, 혹은 다른 요인이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영국, 탄소포집에 '2억파운드' 투자... 환경단체 '그린워싱' 비판

영국 정부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에 2억파운드를 투자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부

유골로 '인공 산호초' 조성...탄소도 줄이고 장례문제도 해결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유골로 인공 산호초(암초)를 만드는 신개념 장례방식이 영국에서 등장했다.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유골로 암초를 제작해

남아공 겨울인데 물난리...어린이 태운 버스에서 시신 발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홍수로 다리를 건너던 통학버스에서 어린이 4명이 숨지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AFP통신에 따르면, 폭우와 눈으로 남아프

제주 '장맛비' 시작...본격적인 장마는 언제부터?

12일 제주도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비는 13~14일 전국에도 내리지만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다고 선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본격적인 장마는 19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동해...난류어종 방어·전갱이 급증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오르면서 방어·전갱이 등 난류성 어종이 급증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안에서 정치망으로 잡은 어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