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오래 노출된 차량일수록...시트에서 독성물질 '뿜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09 12:45:05
  • -
  • +
  • 인쇄
차량 내부서 생식·신경장애 독성물질 검출
여름철 그늘진 곳 주차하고 창문 열어놔야


자동차 시트에 들어있는 난연제가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독성물질은 특히 여름철에 차량 내부에서 농도가 짙어지면서 각종 건강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교 레베카 호엔 연구팀이 2013~2022년 출고된 전기자동차, 내연기관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101대의 차량 내부 공기를  측정한 결과, 99%에서 '트리스(1-클로로-이소프로필) 인산염'(TCIPP)이 검출됐다. TCIPP는 미국 보건부 산하 국가독성물질관리 프로그램(NTP)이 잠재적 발암물질로 조사중인 난연제다.

차량 내부의 공기측정은 여름철과 겨울철에 각각 이뤄졌는데, TCIPP의 경우 여름철 농도는 231ng/g, 겨울철 농도는 62.9ng/g으로 검출됐다. 여름철 농도가 겨울보다 4배 더 높았다.

트리부틸인산염(TNBP) 농도 역시 여름철과 겨울철 각각 9.87ng/g과 2.64ng/g로 나타났고, 인산트리에틸(TEP) 농도는 여름과 겨울에 각각 26.9ng/g과 13.6ng/g 검출됐다. 트리스(1, 3-디클로로-2-프로필) 인산염(TDCIPP)은 여름에 8.82ng/g 검출됐지만 겨울에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 물질들은 모두 생식장애, 신경장애와도 연관이 있는 독성물질이다.

특히 몇몇 역학조사에 따르면 난연제에 장기간 노출된 아이들의 경우 지능지수(IQ)가 3~5포인트 떨어졌고, 혈중 내연재 농도에 따라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4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난연제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1970년대 미국 연방정부가 채택한 도로교통안전국(NHTSA) 기준이 그대로 쓰이고 있어 이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모리슨 국제소방관협회(IAFF) 보건·안전·의학 국장은 "난연제는 화제예방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더 많은 연기와 독성물질을 뿜어내게 해 피해자와 긴급 구조원에게 해를 끼칠 뿐"이라고 밝혔다.

여름철 검출 빈도가 높은 이유는 기온이 높을수록 차량 실내 내장재의 가스배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땡볕에 노출된 차량 실내온도는 50~70℃까지 오를 수 있다. 연구팀은 난연제 관련 기준이 개정되기전까지 건강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여름철 되도록 그늘진 곳에 주차하거나 창문을 살짝 열어놓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 연구논문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화학회지(ACS)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전북도, 다회용기 민간사업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 다회용기 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오는 12월 24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이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도

삼성중공업,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유기랭킨사이클(ORC:Organic Rankine Cycle) 기반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쿠팡 '못난이 채소' 새벽배송 3년...직매입 물량 8000톤 돌파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23년부터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기후/환경

+

전기차 충전시설, 28일부터 지자체 신고·책임보험 의무화

이달 28일부터 건축물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COP30] 교황의 묵직한 경고..."기후위기 대응, 더는 미룰 수 없다"

교황 레오 14세가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교황 레오 14세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앞으로 '1000년' 이어진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산업화 이후 오른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소 100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7일(현지시간) 21세기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COP30] "이건 생존이다!"…기후 취약국들 COP30에서 '절규'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는 생존 문제"라며 선진국의 실질적 감축과 재정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

지역마다 제각각 풍력·태양광 '이격거리'...기후부, 규제 합리화 추진

지역마다 제각각인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

'대기의 강' 때문?...美 LA에 역대급 폭우로 '물난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 폭우가 나흘 넘게 이어지면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17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