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바닷물에 뿌리부터 갉아먹히는 남극빙상..."해수면 상승 악화될 것"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6 14:28:18
  • -
  • +
  • 인쇄
하단 파고들어 빙상 전체 붕괴 유발
"새로운 티핑포인트 예의주시해야"


남극 빙상 밑으로 바닷물이 충치처럼 파고드는 새로운 현상이 관측되면서, 빙상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면서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해수면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남극조사단 알랙산더 브래들리 박사 연구팀은 최근 남극을 탐사하던 도중 남극 빙상의 육지와 바다 경계를 가르는 지반선을 따라 따뜻한 바닷물이 계속해서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빙상은 대륙에서부터 뻗어나와 해안을 지나 바다 위에 이르기까지 주변 5만㎢를 넘게 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바닷물이 계속해서 파고들다 보면 빙상 하단에 육지가 버티지 않고 있는 부분은 언젠가 한꺼번에 붕괴해 바다로 뚝 떨어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정확한 시점과 온도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컴퓨터 모델링 분석 결과 1℃ 미만의 0.1℃대 미세한 온도 상승만으로도 수십년 내 이 현상으로 남극 빙상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현상은 새로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로 특정 생태시스템에 일련의 변화가 축적되다 복구가 불가능한 방향으로 되먹임의 고리가 굳어지는 임계점을 말한다.

일례로 서남극 빙상이 바다로 흘러내리는 걸 막고 있어 '지구 종말의 날 빙하'(Doomsday Glacier)로도 불리는 스웨이츠 빙하는 티핑포인트에 근접하고 있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로 억제하더라도 금세기말에 이르면 전세계 해수면이 5.3m가량 오를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온다.

다만 연구팀은 스웨이츠 빙하의 경우 빙하가 녹은 차가운 민물 융용수가 따뜻한 바닷물의 접근을 막으면서 이번에 관측된 하단부부터 바닷물이 얼음을 파고드는 현상으로 받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에 관측된 현상으로 실제 해수면 상승이 기존 예측치를 한참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는 스웨이츠 빙하를 비롯해 용융수 규모 면에서 가장 큰 파인아일랜드 빙하, 라르센 빙붕 등 남극 서부 위주로 관측이 진행됐지만, 이 현상에 취약한 빙상들은 대부분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남극 동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래들리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주 작은 해수온도 변화에도 티핑포인트들은 성큼성큼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어떤 지역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가장 큰 위험에 처해있는지 후속 연구를 촉진하고, 또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전자의 야무진 '밸류업' 계획...2030년 매출 100조 위해 '7·7·7 목표'

LG전자가 '7·7·7(연평균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EV/EBITDA 멀티플 7배) 목표' 등을 담은 기업가치제고계획 '밸류업 프로그램'을 22일 발표했다.지

두나무 '제23회 산의 날' 농림부 장관상 수상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가 지난 18일 경주 엑스포공원에서 개최된 '제23회 산의 날' 기념식 유공자 포상에서 농림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2

[최남수의 ESG풍향계] 그린워싱 만연...원인과 대책은?

지난 2021년 이탈리아의 섬유기업인 미코는 자사가 사용하는 섬유가 탄소배출을 줄인 극세사라고 광고했다. 그해 12월에 이탈리아 북동부 지역 도시인

동국제약 '걷기기부' 캠페인...취약계층 어르신 의료비 지원한다

동국제약이 '걷기 기부 캠페인'을 통해 마련된 기부금을 보건복지부 산하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지난 16일 서울시 강남구

우리은행 '녹색채권' 1500억 발행..."태양광·풍력사업 지원"

우리은행이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2024년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5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LG전자, 멕시코서 '의류 업사이클링' 캠페인

LG전자가 멕시코 YG(Young Generation) 세대와 함께 의류 업사이클링 캠페인을 펼친다.LG전자는 이달 10일부터 11월 3일까지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디자인 위

기후/환경

+

산불 연기에 60년새 사망자 19배 증가...원인은 '기후위기' 지목

기후위기가 산불을 부추기면서 산불 연기로 숨진 이들이 60년 사이에 19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박채연 박사 연구팀은

[날씨] 23일까지 요란한 '가을비'...강풍에 호우주의보까지

전국에 이틀째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남해안을 중심으로 남부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22일 기상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인 부산과 경남 일부 지

2030년까지 해양생태 30% 보호?..."이대로면 77년 이후 달성 가능해"

2030년까지 전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하자는 국제사회의 목표는 시한을 77년 넘긴 후에야 달성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21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가뭄에 바닥 드러내는 아마존강...수세기전 유물들이 '갑툭튀'

지독한 가뭄으로 아마존강의 수위가 57년만에 최저점을 찍으면서 수백년전 강바닥에 가라앉았던 난파선이나 유물들이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다.17일(현

물부족으로 2050년 식량위기 닥친다..."세계 GDP 8% 감소할 것"

물부족으로 2050년에 이르면 식량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이 나왔다.17일(현지시간) 세계 물경제위원회(GCEW)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돌고래 숨구멍에서도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돌고래의 숨구멍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돌고래가 호흡하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마시고 내쉬고 있다는 방증이다.16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