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투자해 개발했는데...르노 신차 '집게 손'에 위기직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01 16:30:38
  • -
  • +
  • 인쇄
▲홍보영상 속 '집게 손' 동작 논란에 위기를 맞은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사진=르노코리아 유튜브 캡처)

르노코리아의 홍보영상이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이면서 4년만에 출시한 신차의 사전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르노코리아가 공식채널에 올린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 '뉴르노 그랑 콜레오스' 홍보영상에서 르노코리아 홍보담당 직원이 남성혐오를 뜻하는 '집게 손' 제스처를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영상 속 직원은 신차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모아 집게 손 모양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남성 신체 부위를 조롱할 때 쓰는 동작'이라며 해당 장면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집게 손은 여성 누리꾼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의 성기 크기에 대한 조롱'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전해지면서 대표적인 남성혐오 제스처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에도 '조금', '약간'이라는 의미로 쓰였던 만큼 일부 누리꾼들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해석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 제스처를 기업 홍보물에 교묘하게 섞어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GS25 편의점은 홍보용 포스터에 해당 손동작을 넣었다가 불매운동에 직면한 적이 있고, 2023년 넥슨 게임 애니메이션 외주제작사인 '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상에서도 집게 손이 포착돼 게임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 때문에 홍보나 디자인업계에서 '집게 손' 동작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 그런데 르노자동차가 신차 홍보영상에서 이 동작을 사용하면서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단지 논란에서 그치지 않고 신차 '뉴르노 그랑 콜레오스' 사전구매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본인을 르노코리아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15분 뒤에 약속된 예약문의가 취소됐다"며 "오늘만 3건이나 예약취소 문의가 들어왔다"고 하소연했다.

르노코리아는 논란이 일자 즉각 관련 영상을 삭제하고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해당 직원을 직무정지시켰다. 또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최근 발생한 당사의 사내 홍보용 콘텐츠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관련 논란에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는 인사, 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며 결과 도출전까지 당사자의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르노코리아의 대처에도 누리꾼들 대다수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들이다. 해당 직원이 앞서 등장했던 다른 콘텐츠에서도 집게 손동작이 다수 발견돼 해당 직원뿐만 아니라 홍보담당 부서 전체를 조사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은 직무수행 금지가 아니라 즉시 해고하고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4년간 1조5000억원 투자한 프로젝트를 1명이 말아먹게 생겼다", "차는 보통 남성 구매자가 많은데 주요 소비층을 혐오하는 홍보는 무슨 생각으로 하는 거냐", "직접 봤을 때 예뻐서 고민했는데, 고민이 말끔히 사라졌다", "잘가라 르노" 등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