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곤충의 몸 색깔이 변하고 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7-15 16:50:39
  • -
  • +
  • 인쇄

기후변화로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곤충의 몸 색깔이 바뀌고 있다.

호주 시드니맥쿼리대학의 행동생태학자 마리엘라 허버스타인이 이끄는 연구팀은 온도로 인해 바뀌는 곤충의 색이 바뀌고 있으며, 이는 짝짓기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허버스타인 박사는 "색의 변화는 곤충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겠지만, 짝을 찾는 데 필요한 식별 색상을 잃어버려 짝짓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자들 사이에서 지배적인 이론은 기온이 올라가면 곤충이 색을 조절하는 멜라닌 색소가 줄면서 몸색이 점점 더 옅어지고 밝아진다. 어두운 색은 더 많은 열을 흡수해서 더 빨리 가열되는 반면, 밝은 색은 더 많은 방사선을 반사해서 보다 오랫동안 차갑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북미 산맥에 서식하는 종인 '미드유황나비'의 날개 색깔은 기온이 상승하면서 희미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 두점박이 무당벌레는 빨간 점이 있는 검은색보다 검은 점이 있는 빨간색 개체가 늘어났다. 아북극잎벌레의 등에 있는 검은 반점도 봄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라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변화 패턴이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허버스타인 박사연구팀이 1953년과 2013년 사이에 박물관 샘플로 수집된 800마리 이상의 미드유황나비를 조사한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옅은 노란색 날개가 더 진하고 어두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고지대에 서식하는 대벌레의 한 종은 더 푸르고 어두워졌다.

연구 저자 중 1명인 톤모이 하크 맥쿼리대학 박사과정학생은 "해당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제한된 데이터로 연구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수집된 데이터의 대부분이 비슷한 장소에 있는 유사한 곤충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멜라닌은 열과 관련된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면역 방어에 관여하고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돕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색은 짝을 끌어들이고, 포식자나 먹이로부터 위장하고, 서로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데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기온 상승으로 인해 바뀔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허버스타인 박사는 "인간이 곤충의 번식, 생존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대학의 통합생물학자인 마이클 무어는 이 난제를 푸는 것이 곤충이 기후붕괴를 견디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어 박사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2021년 수컷 잠자리가 기후가 더운 환경에서 날개 색상을 잃는 것을 발견하고 이에 대해 연구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태와 진화'(Ecology and Evolution)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