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유지했던 냉동고 온도...3℃ 올리면 벌어지는 일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7 17:09:57
  • -
  • +
  • 인쇄
▲냉동고 온도를 3℃ 올리기로 결정한 영국 슈퍼마켓(사진=모리슨)

보통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의 냉동고 온도는 영하 20~18℃다. 이 냉동고는 냉동식품이 녹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하루종일 이 온도를 유지하며 가동되기 때문에 그만큼 탄소배출량이 많다. 그런데 냉동고 온도를 조금만 올리면 어떻게 될까?

영국 가디언, BBC 등은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이 매장 10곳의 냉동고 온도를 영하 18℃에서 영하 15℃로 3℃ 올리는 실험을 시작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모리슨은 냉동고 온도를 높이면서 절감된 비용으로 상품의 가격을 낮추고 2035년까지 스코프1에서 넷제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리슨의 이번 실험은 글로벌 물류회사인 DP월드와 블루워터, 영국 최대 냉동식품 브랜드 노마드 푸드 등이 포함된 '영하 15℃ 이동연합'(Move to -15℃ Coalition)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영하 15℃ 이동연합'은 1930년대 산업표준으로 제정된 이후 약 1세기동안 변함없던 냉동고 국제온도 기준을 제고하기 위해 COP28에서 출범한 냉동식품 공급망이다.

이번 실험의 근간이 된 것은 지난해 COP28에 제출된 '3℃의 변화' 보고서의 연구결과다. 영국 버밍엄대학교와 해리엇 와트대학교 공동연구팀이 공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냉동고 온도를 3℃만 높여도 영국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의 8.6%인 약 25테라와트시(TWh)의 에너지가 절감되고 연간 177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이는 연간 380만대의 자동차가 뿜어내는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

연구팀의 실험결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한 대부분의 냉동식품은 영하 15℃에서도 안전했으며, 식품의 미생물 성장도 충분히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도 냉동고 온도를 영하 15℃로 올렸을 때, 식품 안전성, 식감, 맛, 영양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에너지 소비를 1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연구를 토대로 모리슨을 비롯한 '영하 15℃ 이동연합'은 이번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모리슨 기업서비스 디렉터 루스 맥도날드는 "지금의 냉동식품 보관과 운송에 대한 표준온도는 거의 100년 전 관습"이라며 "우리는 훨씬 더 개선된 냉동고와 최신 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공급망 전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영국, 탄소포집에 '2억파운드' 투자... 환경단체 '그린워싱' 비판

영국 정부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에 2억파운드를 투자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부

유골로 '인공 산호초' 조성...탄소도 줄이고 장례문제도 해결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유골로 인공 산호초(암초)를 만드는 신개념 장례방식이 영국에서 등장했다.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유골로 암초를 제작해

남아공 겨울인데 물난리...어린이 태운 버스에서 시신 발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홍수로 다리를 건너던 통학버스에서 어린이 4명이 숨지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AFP통신에 따르면, 폭우와 눈으로 남아프

제주 '장맛비' 시작...본격적인 장마는 언제부터?

12일 제주도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비는 13~14일 전국에도 내리지만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다고 선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본격적인 장마는 19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동해...난류어종 방어·전갱이 급증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오르면서 방어·전갱이 등 난류성 어종이 급증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안에서 정치망으로 잡은 어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