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연금융, 연간 5.5조 필요...부족분 민간금융 활용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31 11:24:08
  • -
  • +
  • 인쇄
GBF 분담금 韓 5조5000억원 추산
생물다양성 리스크 공시 강화해야
▲'자연금융' 개념도 (자료=기후솔루션)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파괴된 자연을 30%까지 복원하는데 필요한 자연금융은 연간 5조5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기후솔루션이 발간한 '자연금융 격차 진단: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한국은행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국제서약인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자연금융에 연간 5조5500억원을 투입해야 하지만 공공 예상지출은 연간 3조46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자연금융'(Nature Finance)은 자연을 파괴하는 사업에 돈이 흐르지 않게 하고, 자연을 가꾸는 사업에 돈이 더 많이 흐르게 하는 금융의 운용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경제활동인 '유해 보조금'으로 7조달러(약 9200조원)를 쏟아붓는 반면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자연금융으로는 2000억달러(약 260조원)를 썼다. 이는 7조달러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유엔은 지난 2022년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를 통해 2030년까지 육지와 바다의 자연을 30% 복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를 체결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유해 보조금'을 5000억달러 줄인 6조5000억달러 규모로 줄이고, 자연금융을 연간 4000억달러로 늘리기로 결의했다.

기후솔루션이 한국의 소비수준과 생태발자국에 비춰 '2030년 자연금융 4000억달러' 목표에 맞는 한국의 분담금을 추산해보니 5조5000억원을 매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정부가 집계한 2020년 자연금융 규모는 총 1조8500억원이었으므로, 2030년까지 우리나라는 이 규모를 3배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환경부의 '국가생물다양전략 재원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예상하는 2030년 자연금융 규모는 3조4600억원으로, 5조5000억원보다 2조원 넘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민간금융을 적극 활용해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가운데 GBF가 권고하는 포괄적인 자연금융 정책을 수립한 곳은 한군데도 없으며, 일부 도입하고 있는 은행에서도 실제 투자액이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보고서는 생물다양성에 위해를 끼치는 활동에 대한 투자 배제를 명확히 하고, 이미 훼손된 자연을 복원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연기반해법(NbS) 사업에 금융지원을 우선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은 금융기관에 생물다양성 관련 리스크와 의존성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금융기관을 엄격히 규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의 엘레오노라 파산 연구원은 "민간자본으로 자연금융을 조달하면 2조원 격차는 빠르게 줄여나갈 수 있다"며 "은행은 포괄적인 산림파괴 투자금지와 구체적인 자연금융 확대 계획을 수립하고, 금융당국은 생물다양성 공시를 강화해 민간부문의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올해 ESG 캠페인으로 탄소배출 2톤 줄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 한해 임직원들이 펼친 ESG 활동으로 약 2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두나무 임직원들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5만원 보상? 5000원짜리 마케팅"...쿠팡 보상안에 '부글부글'

쿠팡의 보상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만원을 보상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상 5000원짜리 상품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팡한 사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3년 더'...최종후보로 '낙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이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

쿠팡, 자체 포렌식 사실 경찰에 함구..."허위조작 자료제출시 엄중처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의자의 노트북PC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한 것으로 밝혀졌다.박정보 서울경찰청

기후/환경

+

대만 7.0 강진 이어 페루 6.2 지진...'불의 고리' 또다시 '흔들'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서 이틀 연속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 대만 이란현 동쪽 해역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28일 페루 침

[날씨] 하루새 기온 '뚝'...다시 몰려온 '한파'

한파가 물려온 탓에 한반도가 다시 얼어붙었다. 이번 추위는 2026년 새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30일부터 북서쪽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찬 공기

내년부터 승용차 교체용 타이어도 '소음등급표시' 의무화

도로 소음을 줄이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승용차의 교체용 타이어도 소음의 정도를 표시하는 '등급표시제'가 의무화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새로

[아듀! 2025] 물난리·불난리...세계가 놀란 '기후재난 8대 뉴스'

올해는 '기후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난 한해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물난리를 겪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극단적인 폭염과 가뭄에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