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바닥, 공중 어디서든 충전'…전기공진 무선충전 기술개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2 10: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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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된 중거리 전기공진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사진=APEX)

벽이나 바닥, 공중 등 방에 있기만 해도 휴대폰이 무선충전되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연구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팀은 3차원 공간 어디에서든 충전이 가능한 전기공진 방식의 '무선전력전송'(ERWPT)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장이 일정한 방향성을 유지하는 특성에서 이 기술을 떠올렸다"며 "무선충전이더라도 정해진 위치에 밀접해야만 충전할 수 있었던 기존 자기공명 방식의 한계를 넘어선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자기공명 방식은 자기장의 스스로 돌아오려는 성질 때문에 송수신기 위치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충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앞서 지난 2007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은 '자기공진방식'을 통해 최대 2m 떨어진 거리에서 40%의 전송 효율을 달성한 바 있지만 송수신기 위치가 틀어지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계를 보였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가로, 세로, 높이 최대 2m인 공간 안에서 46%의 무선전력 전송 효율을 보였다. 

변영재 교수는 "MIT 연구진이 자기공진 방식으로 중거리 충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번 기술은 이에서 진화해 3차원 공간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하도록 한 혁신"이라며 "스마트 공장의 물류 로봇, 자동화 시스템에 무선 충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전력 수신기가 전기장 안에서 자유롭게 충전될 수 있도록 송수신기의 물리적 구조를 개선하고, '오픈 바이필러 코일'(Open bifilar coil) 구조를 적용해 이 같은 전력전송 방식을 구현했다. 오픈 바이필러 코일은 전기적으로 접촉하지 않은 두 개의 전자기 코일이 평행으로 감긴 형태를 말한다. 전통적인 코일 구조를 오픈 바이필러 코일 구조로 대체함으로써 전기공진을 최적화해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무선 전력 전송이 가능하다.

또 이 충전방식은 여러 대의 전자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여러 개의 수신기를 한 공간으로 배치해도 동일한 효율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술적 성과를 넘어 전자기력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제1 저자 이본영 UNIST 박사는 "ERWPT 시스템은 기술적 성과를 넘어, 전자기력을 활용한 새로운 에너지 전송 방식을 제시하고, 전자기력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지난 11월 21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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