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빚어낸 대재앙 'LA산불'…우리나라는 안전할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0 13:39:12
  • -
  • +
  • 인쇄
▲폭우와 가뭄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피해가 커진 LA 산불 (사진=AP 연합뉴스)


12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산림청은 올해 '산불조심기간'을 예년보다 8일 앞당겨 24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미국 LA 산불과 같은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사전예방 차원에서 조심기간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LA 산불이 대형화된 원인으로 해안·산림지역 식물의 과도한 생장과 연평균 강수량의 20분의 1에도 달하지 못한 수준의 가뭄을 꼽았다. 지난 2023년 겨울에 이례적인 폭우로 식물이 무성하게 자랐고, 이후 지난해 5월초부터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는 극단적인 가뭄이 이어지면서 무성한 덤불이 바싹 말라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산불이 발생한 LA 카운티는 지난 수년간 가뭄이 이어지다가, 지난 2023년 겨울철 폭우·폭설이 닥쳤다. 그런데 이듬해인 2024년에 다시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2024년 5월 이후 LA지역 강수량은 평년의 4%에 불과할 정도로 건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수자원연구소도 이번 LA 산불이 커지게 된 원인으로 매우 습하거나 건조한 상태가 빠르게 교차하는 '기후채찍질' 현상때문이라고 지목했다.

기후채찍질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 중 수증기 흡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대기가 빨아들이는 수분량은 증가한다. 이로 인해 어느 해는 비가 드물게 내리는 가뭄이 발생했다가 어느 해는 폭우로 내리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전세계에서 기후채찍질 현상이 31~66% 증가했다고 미국 수자원연구소는 밝혔다.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지난 2022년 3월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9일동안 이어졌다. LA 산불처럼 당시 산불을 키운 원인이 '겨울 가뭄'과 '강풍'이었다. 강수량은 평년의 15%에 불과해 바싹 말라있는 상태였던 나무들이 화재가 발생하자 불쏘시개로 변하면서 불길을 키웠다. 당시 이 화재로 200평방킬로미터(㎢) 이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편서풍이 강해지면서 북위 대기의 흐름이 과거와 많이 달라지면서 '기후채찍질'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실제로 202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산불 피해 면적은 2010년대보다 약 10배 증가했고, 산불 발생일수도 2010년대 142일, 2020년대 169일로 늘어났다. 특히 피해면적이 100헥타르(ha) 이상인 대형 산불은 2017년~2023년에 몰려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오정학 과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과 강풍이 심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권 주변의 가연물질을 정리하고 숲을 가꿔야 산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