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남극에서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찾았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3 11:10:54
  • -
  • +
  • 인쇄
▲리튬-황 전지 핵심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홍조류 '커디에아 라코빗자에(사진=극지연구소)

국내 연구진이 남극에서 차세대 이차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소재를 찾았다.

극지연구소 윤의중 박사는 경희대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이정태 교수 연구팀과 함께 남극 세종기지 인근 바다에서 채집한 홍조류에서 이차전지 핵심부품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물질을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황 전지는 배터리 용량이 크고, 에너지 저장 효율도 높으며 원재료도 다른 이차전지에 비해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황의 성질이 변하거나 바인더가 팽창하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인더는 전극 재료를 묶어두고 전기적 연결을 유지해 이차전지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으로 리튬-황 전지 개발 과정에서도 황의 기능 발현과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윤 박사는 남극 바다에서 채집한 홍조류 '커디에아 라코빗자에'로부터 상용 바인더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물질을 찾아냈다. 홍조류에서 분리한 복합 다당체 커디에아 라코빗자에 폴리머(CRP)를 바인더로 활용하면 개미굴과 같은 복잡한 3차원 구조를 유도하는데, 이 구조가 리튬-황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황 전지의 바인더로 CRP를 사용하면, 상용 바인더 대비 배터리 용량 유지 성능이 100%가량 향상됐다. 연구팀은 개미굴같은 다공성 구조에서는 빈 공간들이 배터리가 충·방전을 지속할 때 발생하는 내부 부피팽창을 수용할 수 있어 장기간 사용해도 전극의 형태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CRP에 대한 국제 특허를 진행하고, 상용화를 위해 대량 배양 기술 확보와 후보물질 추출 효율 증대, 유사 국내 해조류 발굴 등 추가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교수는 "배터리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지속 가능한 원료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바이오소재를 활용한 이차전지 소재 개발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Marterials Today) 3월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기후위기에 '물 리스크' 현실화…국내기업 22조원 피해

기후위기로 인한 홍수, 수질 오염 등 '물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22조원에 달하는 재무피해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21일 한

소비자 73% "ESG 우수기업 제품 구매의사 있다"

기업들은 경기불황을 이유로 ESG경영을 등한시하는 분위기이지만 소비자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수출 중견기업 ESG경영 확산되지만...애로는 여전

수출 중견기업들 사이에서 ESG 경영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과 자원 면에서 ESG경영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1일

주인 바뀐 남양유업 6년만에 흑자..."강도높은 경영혁신 결과"

20일 남양유업은 2024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662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한 것으로, 2019년 3분기 이

트럼프 행정부, 31개 오염규제 폐지 추진..."20만명 목숨 빼앗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기·수질관련 31건의 규제를 폐지하면 향후 25년간 약 20만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

美·EU, ESG 규제 완화 움직임…대한상의 "새로운 대응 전략 모색해야"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ESG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

기후/환경

+

관세 다음은 '물 전쟁'?…미국과 멕시코 '강물 분배' 갈등

관세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멕시코가 이번에는 물공급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미국 정부는 멕시코 티후아나가 콜로라도 강물을 공

사라지는 빙하에...20억 인구 식량·물부족 시달린다

빙하가 전례없는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전세계 20억 인구가 식량 및 물 부족 위험에 처했다.20일(현지시간) 유네스코는 '세계 물 개발 보고서 2025'에서 기

22일 밤 지구 위해 '1시간 불끄기'...롯데타워도 편의점도 동참

22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동안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전국 주요 건물의 불이 꺼진다.세계자연기금(WWF)이 주최하는 '어스아워' 캠

트럼프 행정부, 31개 오염규제 폐지 추진..."20만명 목숨 빼앗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기·수질관련 31건의 규제를 폐지하면 향후 25년간 약 20만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

온난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호흡기 질환자 증가할 것"

기후변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는 기도에 탈수와 염증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COP30 최고경영자 "기후대응 강화하지 않으면 전쟁 증가할 것"

다가오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최고경영자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더 많은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18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