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일론 머스크...테슬라 불지르고 불매운동까지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3 19: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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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매장 앞에서 시위중인 시민들(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발이 극에 달하면서 '테슬라 불매운동'이 미국을 넘어서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JP모건은 테슬라에 대한 불매와 공격으로 테슬라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 현상이 2017년 중국의 한국산 차량 불매운동 현상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2017년 당시 중국은 한국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사드'(THAAD)가 배치된 것에 항의해 한국차 불매운동을 벌인 바 있다. 머스크에 대한 정치적 반발이 테슬라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현상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슬라 불매운동은 갈수록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테슬라 매장 앞에는 '일론 추방' '테슬라를 불매하라'같은 팻말을 든 시위대가 연일 집회를 벌이고 있고, 테슬라 구매자들 사이에선 범퍼에 '일론이 미쳐버리기 전에 산 겁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부 소유자들은 머스크에 분노해 차량을 바꾸거나 자신의 차량을 훼손하고 인증하기까지 했다.

테슬라 매장을 직접 공격하는 극단적인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밤 워싱턴주의 한 차량보관소에서는 테슬라 '사이버 트럭' 4대가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불타는 사건이 벌어졌다. 또 지난 7일에는 오리건주의 한 테슬라 매장이 총격을 받기도 했고, 지난 3일 보스턴 외곽에선 테슬라 충전소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테슬라를 겨냥한 공격 행위는 1월말부터 지금까지 12건 이상 발생했다.

▲방화로 인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AP연합뉴스)

유럽에서도 반(反) 머스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광장엔 머스크 모형을 거꾸로 매달아 놓기도 하고, 독일 베를린에 있는 테슬라공장에서는 나치를 연상시키는 팔을 앞으로 쭉 뻗은 머스크의 이미지가 걸렸다. 영국 런던의 일부 버스정류장엔 머스크가 나치 경례를 하고 있는 합성 포스터가 걸리기도 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머스크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머스크의 저돌적인 정치적 행보 때문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최근 연방공무원 10만명을 해고했다. 또 머스크는 독일의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전당대회를 엑스(X)에서 생중계하는가 하면, 영국 노동당을 비난하고 극우당인 '영국개혁당'에 힘을 실어주는 등 타국에 내정간섭을 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반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불만을 가진 국가에서도 테슬라 불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 불매운동은 판매량 저하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다. 올 1월 미국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대비 11% 감소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대도시에서 판매 하락이 두드러졌다. 독일에서는 올 1~2월 전기차 신규등록대수가 31% 늘었는데 테슬라 신규 등록대수는 무려 76% 감소했다. 중국에서도 2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49% 줄었다.

이 영향으로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일 15.4% 폭락한 222.15달러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테슬라 투자자 2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5%가 머스크의 정치활동이 테슬라 사업 펀더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불매운동이 전세계로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테슬라 지키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머스크와 함께 테슬라 차량 5대를 세워놓고 이 중 1대를 구매한다고 밝혔다. 또 테슬라 매장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국내 테러리스트'로 분류하고 "그들은 위대한 미국 회사에 해를 입히고 있다"며 "테슬라에 무슨 짓을 하면 지옥을 겪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덕분에 12일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7.59% 반등했지만 이미 전세계에서 불붙은 불매운동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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