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관세 유예로 한숨 돌렸지만…관세협상 '기울어진 운동장'?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0 12:22:12
  • -
  • +
  • 인쇄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상호관세 26%가 부과됐던 우리나라도 한숨을 돌렸다. 특히 '정상 공백' 사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확보됐다는 점에 안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를 재차 언급하면서 관세 협상이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에 대해 "협상을 통해 우리 산업계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지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가 넘는 보복성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중국산 제품이 한국을 포함한 제3국으로 값싸게 흘러들어와 시장을 교란시킬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한국에 26%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기본관세 10%에 추가로 16% 관세가 더해진 것이다. 이 관세는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0시부터 발효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에 갑자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에 우리나라도 석달의 시간을 벌었다. 미국의 기본관세 10%는 전세계 동일 적용이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산 제품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수출기업들의 일정부분 순손실이 예상된다. 또 자동차, 철강 및 알루미늄 등 품목별로 부과된 25% 관세로 인한 기업들의 비용부담에 대한 대책마련도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에 125%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이 격해지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대해서만 104%였던 상호관세를 12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에 순응하면 관세를 유예시키주고, 맞대응하면 더 크게 보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세계에 각인시켜준 것이다. 미국의 이같은 안하무인식 태도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관세협상을 벌이게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방미 기간동안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 상무부 등과 협상에 나설 게획이다. 정 본부장은 "미국 상무부 인사들에게 철강과 자동차 관세는 우리 산업 관점에서 매우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빨리 철폐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측은 그 어떤 확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을 방위비 문제와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유럽 등 해외에 있는 미군을 감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유럽에 있는 군에 비용을 내지만 많이 보상받지 못한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는 무역과 관계없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협상 재료의) 일부로 다룰 것"이라며 의중을 드러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테이블에 무역 문제와 더불어 안보까지 곁들이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에 한미 협상은 안보와 경제, 산업을 아우르는 패키지 협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USTR이 그동안 한국에 줄기차게 요구했던, 축산물 수입제한 해제와 통신시장 등 국가기간산업 개방 등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기후/환경

+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말라가는 美 콜로라도강…식수와 전력 공급까지 '위기'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심각하네 낮아지면서 식수공급은 물론 수력발전까지 위협받고 있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

[날씨] 흐리고 추운 크리스마스...눈 내리는 지역은 어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