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항공유' 상온·상압에서 생산하는 기술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4 14:56:27
  • -
  • +
  • 인쇄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복잡한 열화학 공정없이 상온·상압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이웅희 박사 연구팀은 전기화학 기술을 활용해 리그닌에서 추출한 바이오매스를 SAF 원료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리그닌은 폐목재나 볏짚같은 식물성 바이오매스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성분으로 탄소함량이 높아 항공유 등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원료로 적합하다. 또 식량 자원을 소모하지 않고 농업과 임업 부산물로부터 대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친환경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리그닌에서 추출한 오일은 산소 함량이 높아 기존에는 고온·고압 환경에서만 연료로 전환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산물이 많이 발생해 실제 항공유 생산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복잡한 공정없이도 상온·상압에서 리그닌 오일을 안정적으로 반응시킬 수 있는 전기화학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리그닌 오일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반응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기술은 자연에서 얻은 바이오 자원을 활용해 연료를 만드는 데 성공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생산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데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리그닌 오일이 전기화학 반응에서 더 잘 작동하도록 물질의 성질을 정밀하게 조절했다. 그 결과 기존 방식에서 10% 수준에 머물렀던 전류 효율과 선택도가 60% 이상으로 향상됐으며, 전환율도 98%에 달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의 생산 단가를 낮추고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어 비용 부담과 복잡한 생산 과정으로 SAF 도입을 주저하던 항공업계에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료비 절감과 함께 친환경 연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리그닌 오일에서 항공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적은 에너지로도 상온·상압에서 안정적으로 반응을 진행할 수 있고 반응물 전환율도 높아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사용하면 탄소 배출을 더욱 줄일 수 있어 항공 산업의 탄소 중립 전환을 앞당기고 항공유 수입 의존도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이웅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폐자원을 친환경 항공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전기화학 기술을 이용한 SAF 생산을 위한 기술 발전의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패션업계 그린워싱 잡는다…공정위, 자라·미쏘·스파오 등 제재

패션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친환경적인 표현을 쓰며 거짓 광고를 하는 이른바 '그린워싱' 혐의로 잇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공정위는 표

국내 제조사 62.7% "탄소중립 정책은 규제"로 인식

국내 제조업 3곳 중 2곳은 현행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에서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공기관과 손잡고 '자립준비청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공공기관과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나선다.우리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함께 '취약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코오롱ENP,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

코오롱ENP가 인천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에 나섰다. 코오롱ENP는 14일 임직원 40명과 함께 첫 공식 반려해변

'우유·주스팩 수거해요'...카카오·환경부 '종이팩 회수서비스' 나선다

일반 종이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나 주스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카카오가 손잡고 종이팩 회수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카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통합 논의' 필요

ESG 환경이슈 가운데 가장 중요도가 높은 사안을 고르라면 역시 '기후변화'다. 지구 기온의 상승폭이 저지선인 1.5℃를 이미 돌파했을 정도로 지구 온난

기후/환경

+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

[새 정부에게 바란다] "화석연료 퇴출...확실한 로드맵 필요"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훼손된 산림 회복속도 길어진다..."기온상승과 수분부족탓"

나무가 훼손된 산림이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주

탄소만 줄이는 온실가스 정책...'탄소고착' 현상 초래한다

영국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혁신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아랍에미

곤충도 못 버티는 '열대야'...도시 꿀벌 65% 줄었다

꿀벌을 비롯한 곤충도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 연구팀은 독일 바이에른주 전역 179곳에서 곤충 현황을 조사해보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