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텐센트가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에 게임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넷마블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넥슨까지 텐센트의 손아귀에 들어가면, 국내 게임시장에서 토종기업들은 사실상 씨가 마를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넥슨의 지주사인 NXC는 텐센트의 인수설에 "확인이 불가하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넥슨의 창업자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과 접촉해 인수금을 150억달러(약 20조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의 이같은 제의에 김정주 회장의 유족들이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NXC에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 회장의 유족은 부인과 두 딸이 있다. 부인 유정현씨는 NX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NXC 지분 33.35%를 보유하고 있다. 두 딸은 각각 17.16%씩 갖고 있다. 이를 합치면 67.7%로 절반이 훨씬 넘는다. 기획재정부도 30.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족이 상속세를 물납하는 방식으로 냈기 때문이다. 텐센트가 유족의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면 넥슨과 넥슨의 100% 자회사인 넥슨코리아까지 텐센트로 넘어간다.
게임업계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텐센트가 넥슨에 눈독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김정주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NXC 지분 98.64%를 10조원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나돌면서 텐센트가 넥슨 인수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텐센트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매각 추진도 백지화됐다. 이후 2022년 김정주 회장이 사망했다.
텐센트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굴지의 국내 게임사들의 지분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넷마블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시프트업, 웹젠의 2대, 3대 주주로 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LL중앙 등 문화콘텐츠 기업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66%를 2434억원에 사들이며 2대 주주가 됐다. 이에 텐센트의 넥슨 인수도 K-콘텐츠 강화 차원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은 텐센트를 통해 퍼블리싱을 해야만 중국 서비스가 가능할 정도로 중국내 텐센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실제로 텐센트가 주요 주주로 있는 게임사들은 대부분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달성한 넥슨 역시 전체 매출의 37%를 중국에서 거둘 수 있었던 것이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대부분의 게임 권한을 텐센트게임즈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국내 게임업계에서 텐센트의 영향력은 이미 막강하다"면서 "국산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텐센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초 미국이 텐센트를 중국군 지원기업으로 지정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텐센트 의존도가 리스크로 지목됐는데 업계 비전을 생각하면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텐센트의 넥슨 인수 소식이 퍼지면서, 이날 넥슨코리아의 자회사인 넥슨게임즈 주가는 전일보다 10.5% 상승한 1만684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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