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7 15:04:38
  • -
  • +
  • 인쇄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은 지난 40년간 그린란드 전역에서 채집한 북극곰, 물개, 해수어류, 담수어류, 조류, 이탄 등 700개 이상의 시료에서 수은의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한 결과 체내 수은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북극곰, 이빨고래 등 북극 최상위 포식자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최대 30배까지 높아졌다. 과학자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적인 규제로 수은 배출량이 줄어들면서 생물 체내 수은 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원인은 바다에 녹아있는 수은과 이를 옮기는 해류로 지목됐다. 수은은 석탄 연소, 금 채굴 과정 등에서 배출되며, 대기 중에 최대 1년간 머무를 수 있다. 그런데 수은이 바닷물에 침전되면, 최대 300년까지 머무르게 된다. 또 바닷속 수은은 해류를 타고 이동한다.

연구진이 북극 동물들의 체내에서 검출된 수은의 출처를 추적해보니, 서그린란드 중앙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체내 수은은 대서양에서 유입된 해류의 특징을 띠었고, 북동부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체내 수은은 북극 분지에서 유입된 고농도 수은의 흔적이 나타났다.

40년 넘게 북극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를 모니터링해온 오르후스대 룬 디츠 박사는 "1970년대 이후 전세계 수은 배출이 줄었음에도 북극의 수은 농도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19~20세기 석탄이 주에너지원이던 시대에 배출된 수은이 해양에 엄청난 양으로 축적돼 있고, 이들이 매우 느리지만 확실하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은은 동물의 면역체계, 번식 기능, 감각 기능 등에 영향을 미치며 생존과도 직결된다. 현재 물개, 북극곰, 바닷새 등은 이미 면역 억제나 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수은이 검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극의 해양 생물을 주요 먹거리로 삼는 원주민들도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