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17년만에 합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1 10:58:09
  • -
  • +
  • 인쇄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됐다.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의 합의로 결정됐다는 의의가 있지만, 민주노총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 합의에 그쳤다는 비판도 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공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2026년도 최저임금을 이같이 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1만30원보다 290원(2.9%) 오른 금액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15만6880원이다. 이는 올해 인상률 1.7%와 2021년 1.5%보다 높지만, 역대 정부 첫해 인상률 가운데 외환위기(IMF) 상황이었던 김대중 정부에 이어 두번째로 낮다.

최저임금제도가 처음 도입돼 인상률을 알기 어려운 노태우 정부를 제외한 각 정부의 첫해 인상률은 △김영삼 정부 8% △김대중 정부 2.7% △노무현 정부 10.3% △이명박 정부 6.1% △박근혜 정부 7.2% △문재인 정부 16.4% △윤석열 정부 5.0%다. 

2026년 적용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 78만2000명(영향률 4.5%),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 290만4000명(영향률 13.1%)으로 추정된다.

내년 최저임금은 2008년 이후 17년만에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로 결정됐다. 노사공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8번째다.

다만 근로자위원 중 민주노총 위원 4명이 불참하고 노·사·공 위원 23명이 합의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의에서 심의 촉진구간이 너무 낮다며 수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퇴장했고, 근로자위원은 한국노총 측 5명만 남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회의 때 공익위원 심의 촉진구간(1.8%∼4.1%)이 제시된 상황에서 이날 마무리 지었다. 10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1만430원, 경영계는 1만230원을 제시해 격차는 200원까지 줄었고, 이후 공익위원들의 조율 등에 힘입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합의로 결정됐음에도 노사는 모두 이번 최저임금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특히 한국노총은 심의에는 참여해 합의까지 도달했지만 심의 촉진구간이 사용자 측에 편파적으로 유리하게 나왔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노총은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정부는 저임금 노동자 생계비 부족분을 보완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영계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그동안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내수침체 장기화로 민생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실을 고려해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퇴장하면서 내놓은 성명에서 "새 정부에서 시작하는 최저임금은 최소한 물가상승률과 실질임금 하락분을 보전하는 게 시작이어야 한다"면서 "최저임금은 최소한 노동자 생계비가 현실 임금을 보전하는 논의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16일과 19일 총파업 총력투쟁을 통해 무너진 최저임금 제도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정부와 자본의 책임 회피를 막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그만큼 어려운 경제 상황이 있다는 것이 공익위원 측의 설명이다. 정부 측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2.7%로 가장 낮았던 1998년 IMF 사태와 같이 상황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로 굉장히 낮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8%, 취업자 증가율은 0.4%"라며 "이런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내년 경기상황이 올해보다 안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기후/환경

+

탄소 흡수해주는 조간대…훼손되면 '탄소배출원'으로 둔갑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하구 생태계는 탄소흡수 역할을 하는 지대지만 환경이 훼손되면 기후변화에 훨씬 취약해져 탄소배출원으로 탈바꿈할 수

파리협약 10년...전세계 재생에너지 15% 성장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지진에 폭설까지...日 홋카이도 80cm 눈폭탄에 '마비'

최근 연일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일본 동북부 아오모리현 바로 윗쪽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눈폭탄'으로 도시가 마비되고 있다.일본 NHK에 따르면 15일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제주에 100MW 해상풍력단지 준공…주민이 4.7% 투자

100메가와트(㎿)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제주 한림에 준공했다.한국전력공사와 한국중부발전, 한전기술 등은 제주 한림읍 수원리 해상

항공기 이·착륙시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2배로 '급증'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테대학 연구팀은 파리의 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