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1-04 10:24:59
  • -
  • +
  • 인쇄
▲2024년 2월 남극반도 동부 라르센B만(灣) 현장조사 중 촬영한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 (사진=나오미 오크와트)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오미 오크와트 박사팀은 2022~2023년 헥토리아 빙하 상공에서 촬영된 위성 및 항공 영상과 고도 측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빙하가 불과 두 달만에 8.2㎞ 후퇴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가장 빠른 빙하 후퇴 속도보다 거의 10배 빠른 수준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거의 연구되지 않은 빙하 불안정화(glacier destabilisation)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지방 지반 위의 빙하는 보통 1년에 수백 미터 이하 속도로 후퇴한다. 연구팀은 빙하의 후퇴가 동시에 해수면 상승을 일으킬 수 있어 극지 빙하가 얼마나 빠르게 후퇴할 수 있는지, 어떤 요인이 빙하 후퇴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해수면 상승 예측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22년 2월~2023년 8월 헥토리아 빙하를 촬영한 인공위성(Landsat 8·9, Sentinel-2, WorldView-2, PlanetScope) 및 항공 영상과 고도 측정(ICESat-2)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22년 11~12월 빙하 후퇴 속도가 하루 약 800m로 정점을 찍었고, 이 기간 빙하 가장자리가 육지 방향으로 총 8.2㎞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 지역에서 관측된 빙하 지진 6차례의 지진파 형태를 토대로 발생 과정을 역모델링한 결과,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분리 빙하(calving.빙산)가 뒤집히면서 발생한 부력에 의해 생긴 힘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빠른 후퇴 속도는 빙하가 지반에서 바다 위로 떠오르는 부분에 있는 평탄한 암반지대인 아이스 플레인(ice plain)으로 후퇴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빙하가 점점 얇아지면서 아이스 플레인 전체가 바닷물의 부력에 노출되고 그 결과 빙하가 떠오르기 시작해 추가로 더 큰 규모의 빙산 붕괴가 일어나면서 빙하 후퇴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아이스 플레인은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며 "그린란드와 남극 주변 빙하 아래 지형을 정밀하게 지도화하는 것이 앞으로 이런 급격한 빙하 불안정화가 발생할 가능성과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 영향 평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헥토리아 빙하는 면적이 약 300㎢로 남극 기준으로는 작은 규모지만 이런 급속한 후퇴가 더 큰 빙하에서 발생할 경우 전 지구적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최남수의 ESG풍향계] '아리셀' 판결이 던진 과제

지난해 6월에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지난 9월 23일에 나왔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위반한 이 회사

'종이제안서' 없앤다...서울시, 지자체 최초 '온라인 평가' 도입

서울시가 제안서 평가를 통해 계약상대자를 결정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에서 '제안서 온라인 평가제도'를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이번 제도는 전국 지

경기지역 수출 중소기업 "탄소배출량 산정·검증 어려워"

여전히 많은 수출기업이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배출량 산정·검증 절차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회적 가치 1015억 창출

경기도가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이 지난해 총 101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지방정부가 특정 정책사업의 환경적·경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기후/환경

+

중국 올 3분기 탄소배출 '제자리'..재생에너지 늘린 효과?

전세계에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 지난 18개월동안 탄소배출량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3분기 탄소배출량은 거의 제자리

[COP30] 기후재원·NDC 최대 현안...'메탄 감축'은 어디로?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개막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기후재원 조성과 '2035 NDC', 열대우림 보호가 최우선 의제로 다뤄

현대차, 인도네시아 발리 대중교통 전기버스 공급자로 선정

현대자동차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진행한 인도네시아 발리 내 전기버스 공급 관련 공개 입찰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현

'2035 NDC' 53~61% 감축안 탄녹위 통과...국무회의 의결만 남았다

2035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2035 NDC)이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안으로 굳어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10일 오후 3시 전

[COP30] 개방형 '배출권거래제' 논의...브라질-EU-中 등 연합체 결성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기준이 전세계적으로 통일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앞서 브

10년간 기후난민 2.5억명...절반이 올해 기후재난으로 발생

올해 전세계적으로 1억1700만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발생한 전세계 기후난민 2억5000만명의 절반에 달한다.기후난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