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4시간 대기줄도 "OK"...전국 게이머들 한자리에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4 13: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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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 열린 '지스타 2025' ⓒnewstree

"지금 줄서시면 4시간은 기다리셔야 해요" "오케이, 설게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5'에서 시연줄을 기다리던 기자가 들은 대화다.

14일 개막 2일차를 맞은 지스타에는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부터 연차를 쓰고 온 회사원들, 수업을 빠진 대학생들, 코스프레를 한 커플들까지 전국 각지에서 게이머들이 몰려 인산인해가 펼쳐졌다. 정확히 집계되진 않았지만 기자의 눈으로 볼 때 전날보다 3배 이상 사람이 몰린 것으로 보였다.

이날 지스타 입장 대기줄에서 맨 앞에 서있던 장모(26)씨는 "전날밤 11시부터 와서 대기했다"며 "전날 분위기를 보니 이정도는 해야 부스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겠다 싶어서 친구들과 각오하고 밤을 샜다"고 말했다. 부산 초량동에서 왔다는 최모(19) 학생은 "첫차를 타고 뛰어왔는데도 줄이 엄청 길었다"며 "이것저것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싶은데, 다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올해 지스타의 주인공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들이었다. 특히 엔씨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와 루트슈터 '신더시티' 시연줄은 입장과 동시에 4시간의 대기줄이 생기는 수준이었다.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대기줄은 임시마감됐지만 게이머들은 쉽사리 흩어지지 않았다.

▲시연 시작 10분 만에 4시간 대기줄 생긴 엔씨소프트 '아이온2' 부스 ⓒnewstree

맨 끝줄에 서있던 제갈모(36)씨는 "아이온을 포함해 옛날 엔씨의 게임을 다양하게 즐겼었다, (엔씨의 게임이) 모바일이 주력이 되면서 관심이 사라졌는데 추억 속 게임이 부활한다는 소식에 달려왔다"며 "4시간을 기다려서라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넷마블과 크래프톤에도 장사진이 펼쳐졌다.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에서 인기 지식재산(IP) '나 혼자만 레벨업'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담긴 액션RPG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와 넷마블 히트 IP인 '레이븐'의 세계관을 확장한 액션RPG '이블베인'의 첫 시연 자리를 마련해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뿐만 아니라 '몬길: 스타 다이브',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등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들에도 팬층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크래프톤은 '팰월드 모바일'을 중심으로 꾸민 테마파크 형식의 화려한 부스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팰월드 모바일은 일본 게임 개발사 '포켓페어'의 '팰월드' IP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이다. 부스 안은 아기자기한 몬스터(팰)로 꾸며져 있고, 관람객은 '팰 사냥', '팰 포획' 등 이벤트에 참가해 다양한 굿즈를 획득할 수 있었다.

팰월드 모바일 부스 옆에 세워진 '카페 펍지'를 찾은 사람들도 만만치 않았다. 카페 펍지는 크래프톤의 대표 IP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PUBG)를 중심으로 꾸며진 휴게 공간으로 게임 속 요소들로 만든 조형물 앞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방문객들로 줄이 길게 늘어졌다. 휴게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수준이었다.

▲네오위즈 '산나비' 주인공으로 분장한 코스어(왼쪽)와 웹젠 부스 포토존에 선 프로 코스어들 ⓒnewstree

지스타 행사장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코스어들이 뽐내는 형형색색의 코스프레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형 게임사 부스에는 신작이나 대표IP 속 캐릭터로 분장한 전문 코스어들이 무대에서 포즈를 잡았고, 전시장 곳곳에서 인기 게임부터 일본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인디게임 '산나비'의 주인공 '금 준장'으로 꾸미고 온 최모(26)씨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즐겼던 게임 속 캐릭터가 된 기분으로 참가했다"며 "어떤 분은 네오위즈에서 부른 전문 코스어냐고 물었는데, 그만큼 퀄리티가 높다는 뜻이니 기뻤다"고 했다. 최씨는 지스타 마지막날인 16일 진행되는 '코스프레 어워즈'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해외·인디 게임사 위주로 꾸려진 제2전시장에도 구름 인파가 몰렸다. 해외 개발사들은 특별한 신작을 들고오지 않았음에도 오랜 팬들이 방문했고, 다양한 게임을 즐기거나, 대형 게임사 시연줄에 질린 게이머들이 인디 부스를 찾았다. 국내 개발사 룸톤의 3인칭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 '인터스케이프' 시연을 기다리던 임모(19) 학생은 "게임 개발자가 꿈이라 다양한 게임들을 경험해보고 싶어 인디존을 찾았다"며 "생각 이상으로 높은 수준의 게임이 많아 즐겁다"고 말했다.

참가 기업 간 비즈니스 네트워킹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기업관(BTB)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네트워킹 라운지에는 국내외 게임사 관계자들로 꽉 찬 모습이 연출됐다. 스마일게이트,넥슨게임즈, 삼성전자,넥써쓰 등 기업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 다양한 기관들이 BTB 부스를 열었다.

현장에서 만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보다 규모가 줄었다고 들었는데 열기는 더 뜨거워진 것 같다"며 "작년부터 지스타에 참가하는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이벤트'보다 '시연'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스타는 44개국, 1273개 게임업체가 참가해 3269개 부스 규모로 전시장을 꾸몄다. 넥슨,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가 참가하지 않으면서 전체 규모가 소폭 줄었음에도 열기는 전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스타는 오는 16일까지 개최된다.
[부산=조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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