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태평양에 살던 생물들이 북극해로 넘어오고 있다. 다만 이들이 정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극지연구소는 가을철 시기 서북극해에 나타난 태평양 외래종 동물플랑크톤 군집이 사라지고 소형종 중심으로 재편되는 '불안정한 계절 전환'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일본 홋카이도대학과 공동으로 서북극해에서 확보한 해양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데이터는 우리나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와 일본의 연구선 미라이호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14년간 수집한 것이다.
분석 결과, 여름철인 8월에는 태평양 바닷물 유입과 함께 태평양 종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특히 2017년과 2021년에는 난류성인 삿갓조개 유생이 북극 중앙해역까지 흘러들어갔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9월 초가을 급격히 수그러들었다. 이는 수온 등 환경 조건에 민감한 외래종들이 북극해의 혹독한 환경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정착에 실패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태평양 종의 유입으로 개체 수는 늘어났으나 해양 생태계의 실제 '에너지 밀도'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입종들은 북극 고유종에 비해 몸집이 작고 지방 함유량이 현저히 적어 북극 먹이사슬 상위로 전달되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논문 제1저자인 김지훈 박사는 "서북극해의 불안정한 계절 전환은 향후 북극해 먹이망 전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이 낮은 종들이 주를 이루면, 고열량 섭취가 필수적인 고래나 물범 등 상위 포식자들의 생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극지연구소 신형철 소장은 "이번 연구는 한·일 양국의 연구선이 수집한 자료를 통합해 북극 생태계가 겪고 있는 불안정한 변화와 의미를 규명한 첫 사례"라며 "북극 생태계의 생산력 변화 양상 분석은 향후 북극해 수산자원 활용과 관리에 중요한 정보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해양학 발전(Progress in Oceanograph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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