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이어지던 연어 떼죽음...알고보니 타이어 때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3 14: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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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자동차 타이어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연어를 집단 폐사시키고 있다며 타이어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미국에서 제기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은 미국 서부 연안의 어민들과 환경단체가 제기한 이 소송을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진행했다.

연어 집단폐사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차량 타이어에 첨가되는 항산화제 '6PPD'다. 원고는 도로에서 마모된 타이어 분진에 이 물질이 섞여있는데 이 첨가제는 오존과 반응하면 '6PPD-퀴논(6PPD-q)'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물질이 빗물을 통해 하천 등으로 유입되는 탓에 은연어를 비롯한 어류들이 대량 폐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수십 년간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태평양 북서부 지역 은연어 집단 폐사의 원인을 둘러싼 연구에서 출발했다. 집중호우가 발생한 다음에 산란을 위해 하천으로 돌아온 연어들이 원을 그리며 헤엄치다가 입을 벌린 채 숨을 헐떡이며 죽는 현상이 반복되자, 과학자들은 이를 '도시 유출수 폐사 증후군'으로 불러왔다. 이후 2020년 워싱턴주립대학 연구진은 타이어에서 나온 화학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공동저자이자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나선 에드워드 콜로지에이 교수는 법정에서 "타이어가 하천 속 6PPD-q의 주요 공급원"이라며 "단 1 대의 차량에서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4개의 타이어에 들어있는 6PPD가 오존과 반응해 6PPD-q가 생성될 경우, 이론적으로 1100만 마리가 넘는 연어를 죽일 수 있는 양의 독성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연어가 폐사했을 당시 물속 화학물질을 분석한 결과, 타이어 고무 유래 물질이 다수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소송을 제기한 국제수산자원연구소(IFR)와 태평양연안어업인연합(PCFFA)은 "연어는 어민 생계와 직결된다"며 타이어 회사들이 멸종위기종보호법을 위반해 보호대상 어류 24개 개체군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글렌 스페인 IFR 법률고문은 "6PPD 사용이 취약한 연어 개체군에 해를 끼친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계속 사용될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타이어 업계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반박했다. 피고 측 증인으로 출석한 컨설팅업체 엑스포넌트의 과학자 티파니 토머스는 원고 측 연구가 "실험실 조건에 근거한 제한적이고 추정적인 결과"라며 "6PPD-q는 환경에서 빠르게 분해되고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천에서 실제로 어떤 농도로 존재하는지를 예측하기엔 자료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타이어 업체들을 대변하는 샘 싱어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6PPD가 타이어 균열과 열화를 막는 데 필수적인 안전물질이라며 "현재로선 대체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화학물질이 실제로 어류 서식지까지 도달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업계는 규제 당국과 협력해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대안을 찾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타이어 제조사들이 멸종위기종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번 재판은 특정 화학첨가제가 멸종위기종에 피해를 주는지를 둘러싼 첫 판결이 될 가능성이 있어, 결과에 따라 글로벌 타이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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