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설에 만난 이웃, 장애인 이야기…"혼자가 아니야"

김민우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46:56
  • -
  • +
  • 인쇄
장애인 가정을 직접 찾아가보니...
영상 내레이션: 박유민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거리를 두고 지내는 동안,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조금 더 떨어져 지내온 이들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며 고립된 생활이 일상이 되어버린 장애인들이다.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고, 10년 째 홀로 지내는 김진명(60)씨는 장보러 외출할 때 외에는 집에서 텔레비전 보는 일이 유일한 일상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만남마저 조심스러워 더욱 사람 만나는 일을 삼간다고. 그렇게 맞은 설은 더 쓸쓸하다.

"가족이 있는 장애인은 좀 덜할 테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은 설날엔 좀 위축이 돼요. 남들은 삼삼오오 같이 다니는데, 저는 항상 혼자 가야 되니까요. 올해는 사람도 못 만나니까 더 그런 마음이 듭니다."


▲ 이번 설에도 홀로 지내는 김진명(60)씨

그 뿐만이 아니다. 많은 장애인들이 최소한의 만남도 가지지 못한 채 설 연휴를 지내고 있다. 움직임에도 제한이 많기 때문에 설음식을 만드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마음을 잘 아는 서울시 중구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설을 맞아 각 장애인 가정을 방문하기로 했다. 명절음식과 마스크, 소독제 등을 준비해 직접 배달하기로 한 것. 사실 음식 배달은 구실일 뿐이고, 장애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안부를 묻고, 필요한 것을 체크하면서 장애인들의 외로움을 달려주고자 방문하는 것이다.


▲서울특별시 중구 장애인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 가정에 명절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의 방문에 장애인들도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명절 음식도 고마운 일이지만, 일부러라도 찾아와준 복지사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고요하던 방 안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혼자서 차례상을 준비하던 진명씨는 복지관 덕에 '여럿이 준비한' 차례상을 차릴 수 있게 돼 기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위축됐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어진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지내는 가은(가명‧29)씨도 사회복지사의 방문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평소 활동하길 좋아하는 그를 위해 따로 준비한 요리책을 보고는 "과일 주스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명절음식 배달을 담당한 김형주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들이 집에만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건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복지관에서는 명절음식 배달 외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랜선 윷놀이', 차례상을 차려주는 '차례지내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장애인 가정에 차례상을 준비해준 '차례지내기' 프로그램 (서울중구장애인복지관 제공)

장애인들의 반응 역시 좋은 편. 하나같이 '함께 해서 좋았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도움이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이었고, 소통이었던 셈이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258만5876명. 전체 인구의 약 5%나 되는 숫자다. 바꿔 말하면 동네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이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잠시 떨어져 지내는 이번 설 연휴에 거리에서, 골목에서 우연히 만날 장애인들에게 인사 한 번 건네보면 어떨까.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가축분뇨를 농촌 에너지로 활용...기아, 홍성에 시설 지원

기아가 홍성에서도 온실가스 감축과 지역사회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가축분뇨의 자원화 및 에너지화에 나선다.기아는 지난 2일 충남 홍성군청에서

삼성전자도 구글처럼 '워터 포지티브' 사업...환경부와 '신풍습지' 개선

기업이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에 돌려보내는 '워터 포지티브' 사업이 국내에서 첫 착공식을 가졌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일 오후

마실 물도 부족한 강릉 시민들...지자체와 기업들 생수기부 '쇄도'

4개월 넘게 비가 내리지 않고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시민들에게 전국 각처에서 생부 기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릉시는 기부받은 생수를 취약

한국의 탄소발자국 검증제도, 이탈리아와 상호인정 첫 사례 탄생

우리나라가 이탈리아와 탄소발자국 상호협정을 체결한 이후 양국에서 상호인정을 받은 첫 사례가 나왔다.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기업 지클로(G.CLO)의

[신간] ESG 전략 마스터 클래스: 실전 가이드

전략(S)–공시(D)–성과(P)를 연결하는 ESG 설계 기준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ESG 전략이 의무공시 체계에 부합하고 기업가치 제고의 실질적 도구로

KCC·효성중공업 건설PU '콘크리트 탄산화' 억제해 건물 부식 예방한다

응용소재화학기업 KCC가 효성중공업 건설PU와 손잡고 콘크리트 건축물의 탄산화를 억제해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융복합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29일

기후/환경

+

강릉 저수율 14% 붕괴...제한급수인데 수돗물 사용량이 그대로?

강릉 시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3.9%까지 내려갔다. 소방차와 물탱크 차량까지 동원해 저수지에 물을 쏟아붓고 있지만

"올가을 '라니냐' 발생률 55%"...韓 고온다습한 가을?

올가을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이 55%로 전망됐다.세계기상기구(WMO)는 2일 엘니뇨·라니냐 전망에서 9∼11월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55%, 라니냐도

내년도 환경부 예산안 15.9조...탈탄소와 기후대응에 중점투자

2026년도 환경부 예산 15조9160억원 가운데 36.4%인 5조8000억원이 기후재난 대응 등 사회안전망을 조성하는데 사용되고, 34.5%인 5조5000억원이 재생에너지와

'전국 지하수 지도' 36년만에 완성...환경부, 3일 선포식

전국 '지하수 지도'가 36년만에 완성됐다. 정부가 전국 지하수 지도를 만드는 기초조사를 시작한 시점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지하

마실 물도 부족한 강릉 시민들...지자체와 기업들 생수기부 '쇄도'

4개월 넘게 비가 내리지 않고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시민들에게 전국 각처에서 생부 기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릉시는 기부받은 생수를 취약

한밤중에 건물이 '와르르'...아프간 규모6 지진에 800명 넘게 사망

오랜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규모 6 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1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전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