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문화도 친환경 바람...흙으로 돌아가는 '녹색매장'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6 13:45:41
  • -
  • +
  • 인쇄
▲생분해성 관을 매장하는 '녹색매장' (사진=Green Burial Council)

환경문제가 장례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장사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장례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화장, 자연장, 수목장이다. 그 중 가장 친환경적이라고 여겨지는 자연장은 시신을 화장하고 그 골분을 자연장지에 매장하는 장례법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새로운 장례법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녹색매장'(Green Burial)이다.

녹색매장은 일반적인 매장이나 화장과 달리 방부제 처리나 기타 화학 처리를 하지 않은 시신을 생분해성 관에 넣어 매장하는 것이다. 썩지 않는 일반적인 매장과 달리, 녹색매장은 시신과 관까지 다 분해되기 때문에 종국엔 모두 토양으로 돌아가게 된다.


◇ 미국인의 54%, 녹색매장 고려

2008년 미국의 로렌스(Lawrence)주는 공공 소유의 공동묘지에 녹색매장을 최초로 허용했다. 이것이 녹색매장의 첫 시작이다. 합법적으로 소나무, 면화 또는 실크와 같은 생분해성 관에 시신을 넣어 매장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장례식 이사협회(이하 NFDA)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54%가 녹색매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녹색매장은 새롭거나 혁신적인 방법이 아니다"면서 "19세기 중반 이전 대부분의 매장은 이런 식의 매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녹색매장은 고인이 자연스럽게 지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영적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동물이 친환경 무덤을 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는 "시신은 최소 1m 깊이로 매장한다"며 "모든 야생 동물 중에서 땅을 가장 깊이 파는 것으로 알려진 멧돼지조차도 30cm 이상 굴을 파지 않는다"고 말했다.

녹색매장이 과연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장례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교황청은 지난 2016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시신은 신성한 장소에 묻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 녹색매장, 환경을 위한 친환경 장례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점점 녹색매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녹색매장위원회는 높아지는 환경의식을 그 이유로 들었다. 녹색매장위원회는 녹색매장의 대중화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녹색매장의 기준을 제공하는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위원회는 "매년 전통적인 매장을 위해 매년 약 56만평의 나무, 약 1627만리터의 방부제, 160만톤의 콘크리트, 1만7000톤의 구리 및 청동 그리고 6만4500톤의 철근이 사용된다"면서 "그러나 녹색매장은 장례절차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제거함으로써 이러한 폐기물의 대부분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화장할 경우 시신 1구당 수백 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방출한다.

미국의 한 녹색매장 업체는 "시신에 방부제 처리를 하는 것은 단순히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는 것으로 공중보건과 보호의 수단이라기보다 미용 절차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분해될 수 있는 몸에 화학처리를 하고 그 화학 물질은 토양을 오염시킨다"고 꼬집었다.

NFDA에 따르면 "약 48%의 사람들이 시신에 방부제 처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조사됐다.

한편 녹색매장 이외에도 사람의 시신을 퇴비로 사용하는 '퇴비장', 유골을 이용해 다이아몬드를 가공하는 '유골 다이아몬드', 화장과 반대로 시신을 얼린 뒤 자연분해 하는 '빙장', 시신을 알칼리 용액에 넣어 가수분해 하는 '가수분해 장례' 등 다양한 친환경 장례 방식들이 다양한 국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LS, LS전선에 1500억 유증 참여..."美 생산거점 확보 차원"

㈜LS가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LS전선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약 15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LS는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LS전선 보통주

[ESG;NOW] 매일유업 재생에너지 3%...수질지표 더 악화

매일유업은 온실가스 감축, 물 사용효율 개선, 포장재 절감 등을 ESG 핵심목표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본지가 2024년 환경자료와 회사 측 회신을 종합 분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기후/환경

+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ESG;NOW] 매일유업 재생에너지 3%...수질지표 더 악화

매일유업은 온실가스 감축, 물 사용효율 개선, 포장재 절감 등을 ESG 핵심목표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본지가 2024년 환경자료와 회사 측 회신을 종합 분

땅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북극 동토층 '좀비 산불'로 몸살

땅속으로 파고든 불씨가 죽지않고 타는 '좀비 산불'이 시베리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좀비 산불'은 유기토양

기후취약국들 갈수록 '빚더미'..."기후재원 언제까지 대출받아 피해복구?"

기후재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선진국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섰다.기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