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다량 쓰던 호텔들, ESG 바람타고 '친환경'으로 변신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3 17:44:51
  • -
  • +
  • 인쇄
[환경의 날: 지구를 지키는 작은 발걸음들]
내년부터 호텔 일회용 어매니티 사용금지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펌프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

전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며 ESG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일회용품을 많이 쓰는 호텔업계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고급 호텔에 가면 고급 어매니티가 있다. 어매니티는 샴푸·린스·바디워시·면도기 등 호텔 객실에 무료로 제공되는 위생 일회용품 비품을 뜻한다. 호텔의 어매니티는 그 호텔만의 특유의 향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도구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하기도 한다. 이런 어매니티들은 투숙객들에게는 하나의 기념품이 되기도 하며 이를 중고마켓에 사고파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어매니티들이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포장돼 있다 보니 버려지는 양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세계 최대 호텔 체인 업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는 매년 5억개의 어매니티 쓰레기가 버려진다고 밝힌 바 있다. 

◇ 2024년부터 국내 숙박업소 어매니티 사용금지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일회용품 줄이기 중장기 계획'을 통해 2022년부터 50실 이상 숙박업, 2024년부터 모든 숙박업에서 일회용 어매니티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게 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호텔업계에서도 속속 일회용품들이 사라지고 있다. 특급호텔은 대용량 용기를 고급화하거나, 고급 샴푸 브랜드와 협의해 대용량 제품을 공급받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롯데호텔'은 이달 중에 'L7호텔'과 '롯데시티호텔'에서 어메니티를 담는 소용량 용기를 신규 제작한 대용량 용기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대용량 용기는 투숙객들이 가지고 갈 수 없고,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호텔에서도 기존의 어매니티가 소진되면 대용량 용기로 순차적으로 교체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소량의 일회용 용기로 제공된 어매니티를 대용량 용기에 넣어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 정책 이전부터 환경을 생각하던 기업들도 있다. '반얀트리 서울'은 2010년 개관 때부터 일회용 어매니티 대신 세라믹 디스펜서에 담은 샴푸·린스·로션 등을 제공했다. 리조트 기업 '아난티'는 2019년 환경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 어매니티 선보였다.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고체로 된 샴푸와 린스, 바디워시와 종이 포장된 바디로션으로 어매니티를 구성했다.

◇ 캘리포니아주·뉴욕시 '일회용 어매니티 금지법' 제정

해외에서도 호텔 일회용품 줄이기 움직임이 분주하다. 2019년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최초로 '일회용 어매니티 금지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2024년에는 소규모 숙박시설을 포함해 일회용 어매니티들이 모두 사라진다. 뉴욕시 역시 2024년까지 일회용 어매니티를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로 전환해야 한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과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도 지난 2019년 일회용 어매니티를 대용량 용기에 담아 쓰는 디스펜서식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아니 소레슨 메리어트인터내셔널 CEO는 "일부 투수객들은 일회용 어매니티를 좋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투숙객들이 이런 새로운 경험(다회용 어매니티)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보호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일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 역시 매년 약 2억개의 어매니티 쓰레기가 발생한다고 밝히며 일회용 어매니티를 다회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위생용품 이외에도 메리어트와 인터컨티넨탈은 호텔 내 레스토랑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나 씻어서 재사용이 가능한 티타늄 빨대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 5300여개의 체인을 운영하는 힐튼도 지난해부터 플라스틱 빨대 퇴출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들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불편하더라도 환경을 생각하자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 트렌드가 되면서 소비패턴이 달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트랜드모니터가 1년 이내 국내외 호텔 숙박 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3%가 '어매니티 규제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