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오르면 생물들도 온도변화에 따라 적응하면서 진화하게 될까?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스페인 그라나다대학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상 거의 모든 생명체는 온도변화에 대해 동일한 생물학적 반응 패턴을 따른다. 즉 생물은 기온상승 적응능력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생물학적 반응패턴을 '보편적 온도 반응 곡선(UTPC)'이라고 명명했다. UTPC는 기온상승에 따른 생물의 활동과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다. 연구에 따르면 생명체의 활동능력은 온도가 오를수록 점진적으로 증가하지만 일정지점을 넘는 순간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 급격한 하락 구간은 과열 상태에서 생명체가 생리적 붕괴나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패턴이 일정한 곡선 그래프 형태로 그려지며, 박테리아부터 식물, 곤충, 어류, 파충류까지 생명체 전반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서로 다른 종과 환경에서 개별 연구돼온 수만건의 UTPC를 통합 분석한 결과, 모든 UTPC가 사실상 동일한 형태의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앤드루 잭슨 트리니티 칼리지 동물학 교수는 "도마뱀이 달리는 속도, 상어의 유영능력, 박테리아 세포분열 속도 등 서로 전혀 다른 생물학적 활동에서도 온도와 성능의 관계 곡선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는 최적 온도와 생명체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온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온도가 최적점을 넘어서면 생존 가능한 온도 범위 자체가 빠르게 좁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다만 종마다 최적 온도는 크게 다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부 생물은 약 5℃에서 최적 성능을 보이는 반면, 다른 생물은 100℃에 가까운 환경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동일한 곡선이 온도 축에서 이동하거나 늘어난 형태일 뿐, 기본 구조는 같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후변화 시대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계속될 경우 많은 생물종이 생리적 한계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니컬러스 페인 트리니티 칼리지 교수는 "수십억 년에 걸쳐 진화하며 다양한 형태로 분화한 생명체들조차 온도가 생물학적 성능에 미치는 이 기본규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진화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단지 이 곡선을 다른 온도로 이동시키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모델을 기준으로 일부 생물종이 이 패턴을 부분적으로라도 벗어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생명체의 온도 적응 한계를 이해하는 핵심기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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