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개발원조, 대기질 개선보다 화석연료 개발에 더 쓰였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7 14:14:47
  • -
  • +
  • 인쇄
대기오염으로 해마다 400만명 숨져
대기질 개선 기금 전체 ODA 1% 밑돌아

해마다 400만여명이 대기오염으로 숨지는 가운데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화석연료 개발에 투입된 국제원조기금이 대기질 개선 사업에 쓰인 금액을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제 자선단체 청정공기펀드(CAF)가 발간한 '2021 국제 대기질 지원기금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2년간 화석연료 개발 사업에 쓰인 공적개발원조(ODA) 금액이 대기질 개선 사업 대비 21%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 한 해에 쓰인 청정 공기에 투입된 원조 금액은 14억달러(약 1조6226억원)로 당해 전체 ODA의 1%가 채 안 됐다.

2016년 대기오염은 세계적으로 최소 42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말라리아, 결핵으로 숨진 사람들의 숫자보다 더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HIV와 AIDS의 경우 대기질 개선 사업의 34배, 영양실조의 경우 7배에 달하는 기금을 지원받았다며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비슷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CAF의 창립자 제인 버스턴은 "영양실조, 식수 공급 문제나 위생, HIV나 AIDS 지원 사업 지원 규모를 줄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 분야의 경우 큰 규모의 원조금이 제대로 쓰여 사망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다만 대기오염에 관한 한 그만큼 지원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CAF가 공개한 보고서는 대기오염 해결을 위한 지원기금의 절대적인 액수 뿐 아니라 자금의 편중도 지적했다. 대부분의 기금은 아시아의 중·저소득 국가에 편중되어 있었고,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 지원된 금액은 전체 기금의 15%에 그쳤다.

일례로 2019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 2260명을 기록한 몽골이 받은 원조 금액은 4억7000만달러(약 5452억원) 규모다. 반면 7만150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나이지리아의 경우 지원금은 25만달러(약 2억9000만원)에 불과했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한해 평균 5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수치는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버스턴은 "아프리카는 급격한 도시화로 대기오염이 가장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라며 "대기오염이 끔찍한 수준으로 나빠지기 전에 대기질을 개선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