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그린피스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부끄러운 수준"

나명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1 16:17:37
  • -
  • +
  • 인쇄
정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탄소 배출량 많은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문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전세계 197개국이 참여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폐막을 하루 앞둔 11일 성명서를 내고 "한국 정부가 글래스고에서 기후위기 악화에 대한 책임과 경제적 역량에 비례하지 않는 미약한 활동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급하고 과감한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전 세계 시민들의 기대에 한국 정부가 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전 세계 시민사회는 이번 총회 참가국 대표들에게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지원 중단,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 그린워싱에 불과한 탄소상쇄 정책의 폐기, 선진국의 적극적인 개발도상국 지원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의 거대담론은 시민사회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특히 타 선진국들의 경우 2030년대에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한 서명에 동참했으나 우리 정부는 여전히 2050년을 석탄발전소 퇴출 시점으로 설정했다. 또 2018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그린피스는 이에 대해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감안할 때 국제사회에 자랑스럽게 내놓기 부끄러운 목표"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는 2018년에는 총배출량, 목표연도인 2030년에는 순배출량을 적용해 감축률이 높아 보이도록 한 것으로 실제 목표율은 30% 감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성명서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내 기업들의 행보 또한 지적했다. 내연기관차 퇴출일자를 2030년 이전으로 앞당기는 것에 대해 국내 자동차업계와 정부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현대·기아차는 이번 총회에서 영국 정부가 추진한 2040년 이전 전 세계 내연기관차 퇴출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그린피스가 최근 발행한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할 탈탄소 계획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는 시민들의 생존과 일자리에 직결된 문제인만큼 정부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한국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첫째, 기후위기에 대응할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재설정 하고 2030년 감축목표는 총배출량 기준으로 2018년 대비 50% 이상으로 할 것, 둘째, 탈석탄 서명의 취지에 맞게 현재 2050년으로 설정된 국내 탈석탄 목표연도를 대폭 앞당기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길 것, 셋째, 기업들의 경우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강화하고 있는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 추세를  볼 때 한국경제가 크게 의존하는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체제는 머지않아 저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적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이 기후위기에 미흡하게 대처할 경우 2070년까지 반세기 동안 입게 될 경제적 누적 손실이 9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같은 기간 230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린피스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책을 공약에 담도록  촉구하기 위해 이달 중 여야 대선후보 각 진영에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기후정책 제안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올해 지구평균 1.48℃...英 기상청 "내년도 1.4℃ 이상 오른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이 2026년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영국 기상청은 2026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내년부터 '탄소세' 부과하는 EU...세탁기 등 180개 제품으로 확대

내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는 유럽연합(EU)이 CBAM 부과대상 제품을 세탁기와 부품 등 완제품으로 대폭 확대한다.유럽연합(EU)은

인공위성 2.4만개 충돌할까 '아찔'...태양폭풍 닥치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개수가 2만개를 넘어선 상태에서 태양폭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