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빚은 환경재앙...'마스크 쓰레기' 9000% 늘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5 15:17:18
  • -
  • +
  • 인쇄
英 포츠머스대 연구진, 1년간 데이터 분석결과
11개국의 마스크 쓰레기 배출량 200만개 달해

마스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마스크 쓰레기가 1년 사이에 9000% 늘었다.

영국 포츠머스대학은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기 시작한 첫 7개월동안 조사대상 11개국의 마스크 쓰레기가 총 9000% 증가했고, 이는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19년말 중국에서 발발해 2020년초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발생 이후를 비교하기 위해 2019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1개월간의 코로나19 정부 응답추적기 데이터베이스와 리터라티(Literati)라는 쓰레기수거 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마스크와 장갑 폐기물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각국의 코로나19 대처법 및 폐기물 처리동향도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기간동안에만 11개국(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스웨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걸쳐 200만개의 마스크 쓰레기가 배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9년 9월~2020년 9월에 걸친 11개국의 마스크 및 장갑 쓰레기 증가세 (출처=포츠머스대학 홈페이지)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월~3월 사이에는 장갑 쓰레기만 서서히 증가했다. 그러다가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된 3월~5월, 각국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거나 의무화하면서 마스크 쓰레기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3월~4월 마스크 쓰레기는 2배, 장갑 쓰레기는 무려 12배 폭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을 공식선언했고, 국경을 봉쇄하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2020년 6월~10월 국경봉쇄 조치가 완화되고 사람들의 이동이 다시 많아졌다. 그러자 WHO는 2020년 6월 5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사용을 권고했다. 이 기간에 마스크 쓰레기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반면 장갑 쓰레기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에 대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영국은 다른 10개국과 비교해 마스크 쓰레기 발생이 가장 많았다. 영국의 마스크 쓰레기는 2019년 9월 0%에서 2020년 8월 6% 이상 증가했다. 또 영국은 2020년 4월~10월 장갑 쓰레기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났다. 뉴질랜드와 스웨덴 등 코로나19 봉쇄 영향을 덜 받고 마스크법을 비교적 늦게 도입한 국가들은 마스크와 장갑 쓰레기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마스크 쓰레기로 인한 플라스틱 오염이 수백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스크와 장갑이 전체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만,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 쓰레기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잠재적인 바이러스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 등 생물들을 질식시키는 등의 해를 끼칠 수 있고,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환경에 잔류할 가능성도 높다.

스티브 플레처 포츠머스대학 교수는 "폐기 관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마스크로 인한 환경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대부분의 마스크는 오래 지속되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그대로 버릴 경우에 수백년동안 환경과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 등장으로 다시금 각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추세다. 또 마스크가 호흡기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팬데믹 이후에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마스크 쓰레기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연구를 진행했던 포츠머스대학은 영국 정부를 향해 마스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폐기물 처리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석연구원인 키론 로버츠 박사는 "정부 정책과 법률이 폐기 관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마스크 폐기관련 교육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환경식품농촌부 대변인은 "마스크 및 기타 개인보호장비를 비롯한 폐기물을 올바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일회용 마스크는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줄 것을 당부했다.

연구논문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