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북극 하늘에 번개가 7000번?...원인은 '지구온난화'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0 11:34:08
  • -
  • +
  • 인쇄
기온 1°C 상승할 때 낙뢰 횟수 12% 늘어
온난화로 습도·온도 늘면서 대기 불안정


북극의 마른 하늘이 지구온난화로 습윤해지면서 지난해 낙뢰가 7278회나 내리쳤다. 이는 지난 9년동안 내리친 낙뢰 횟수의 약 2배에 달한다.

핀란드 뇌우감지기 제조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례낙뢰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북극 대부분의 지역에서 낙뢰는 거의 관측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북극에서도 가장 높은 위도에 속하는 북위 80도 이북지역에서 낙뢰 횟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다. 최근 북극은 낙뢰 횟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기온상승이 지구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속도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살라 소속 연구원 크리스 바가스키(Chris Vagasky)는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극의 기상조건이 변화하면 냉해나 폭염, 강우량 급증 등 이상기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낙뢰를 기후변화를 특징짓는 주요변수인 '핵심기후변수'(ECV)로 지정한 바 있다. 특히 북극의 낙뢰는 기후변화로 극지방까지 고온다습한 공기가 침범했음을 시사한다. 뇌우가 발생하려면 불안정한 대기와 상승작용 그리고 높은 습도가 필요하다. 연구자들은 근래 지구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녹으면서 증발한 수분으로 대기중 습기가 많아졌고, 상승한 기온이 대기 불안정성을 유발해 벼락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매년 평균적으로 산불의 15% 가량이 낙뢰로 발생한다. 낙뢰로 발생한 산불은 피해면적이 크다. 지난해 시베리아, 미국, 터키 등 전세계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17억60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이때 배출된 이산화탄소로 지구온난화가 더 가속화되면서 낙뢰가 더욱 빈번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낙뢰는 직접적인 인명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브라질에서만 2억회가 넘는 낙뢰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120여명이 사망했다. 미국도 지난해 약 1억9455만회의 낙뢰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2400만회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낙뢰 횟수가 12%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가스키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낙뢰가 더 빈번해졌고, 낙뢰로 인한 산불도 더 늘어나고 있다"며 "북극의 낙뢰 추이를 감시하는 일은 중요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