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플라스틱만 최소 800만톤…UN '해양 비상사태' 선포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8 11:44:04
  • -
  • +
  • 인쇄
유엔해양회의 리스본서 개막...각국에 생태복원 노력 촉구
상어·가오리 개체수 70% 급감...해양오염 방치실태에 경종
▲각종 오염물에 고통받는 바다(사진=연합뉴스)


유엔이 '해양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각국 정부에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대책을 긴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유엔해양회의 개막 연설에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바다의 소중함을 잊고 내가 '해양 위기'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사태에 직면했다"며 "이런 사태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은 유엔회원국들이 해양자원 착취 및 공해 오염방지를 위한 글로벌 해양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각국 영토에 속하지 않는 공해는 전체 해수면의 64%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고작 1.2%만이 보호받고 있다.

20개국 국가수반과 세계 정상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구테흐스 총장은 "일부 국가의 '이기주의' 때문에 해양 보호를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조약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지대에 있는 나라들과 해양도시들이 물에 잠길 위험에 직면했고, 오염이 심해지면서 광활한 해안이 죽음의 땅으로 변했으며, 남획으로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해양회의에 참석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 2021년 발표한 기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과 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온실가스 집중도가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처럼 해양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각종 해양 생물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50년간 상어와 가오리 개체수가 70% 넘게 줄었다.

각국이 배출하는 폐수의 80%는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채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 까닭에 매년 최소 8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게다가 해양오염은 불평등을 조장한다. 전세계적으로 35억명 이상이 바다에 의존해 식량을 수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1억2000만명은 직접적인 어업 및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고, 대부분 해양오염에 책임이 적은 개발도상국에 속해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해양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식량 생산량을 6배 늘리고,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40배 늘릴 수 있다"며 "과학적인 정보와 해양과 관련된 기술로 해양생태계의 복원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2030년까지 전세계 해저면의 80%를 매핑할 것"을 주문했다.

끝으로 포르투갈 출신인 구테흐스 총장은 "지금 당장 조처하지 않을 경우 2050년이 되면 모든 바다 어류가 플라스틱에 짓눌리게 될 것이다. 건강한 바다 없이 건강한 지구가 있을 수 없다"며 이날 연설에서 자국의 유명 시인 페르난도 페소아(Fernando Pessoa)의 시를 원어로 인용했다.

"신은 지구상의 모든 것이 하나가 되기를, 바다까지도 분리되지 않기를 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