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정유업계 연말 상여금 1000%…횡재세 필요"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2 17:46:34
  • -
  • +
  • 인쇄
현대오일뱅크 400%P 늘어 '그들만의 잔치'
"근로자 연봉의 2~3배…국민 대다수는 고통"
▲지난해 11월 '한국형 횡재세법 쟁점과 입법과제토론회'의 좌장을 맡아 발언 중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사진=용혜인 의원실)


현대오일뱅크가 2022년 연말 성과상여금 1000%를 지급한 건에 대해 '횡재세' 도입이 필요한 이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여성과금은 작년 600%에서 400%p가 늘어난 1000%"라며 "지난해 1000% 이상의 연말 성과상여금을 지급했던 나머지 3개 정유사들도 현대오일뱅크보다 더 많은 연말 상여금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혜인 의원은 "기업 실적이 월장해서 임직원들이 그 과실을 나누는 것은 미담이지만 덕담을 건네야 할 새해 벽두에 이 소식을 접한 저의 마음은 무겁다"면서 "대부분 산업과 대부분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가 미담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로나19 경제위기 동안 실업과 임금 삭감이 불안정 비정규직에 집중됐다는 게 용 의원의 설명이다. 2020년~2021년 국세청 근로소득 자료에 따르면 꾸준히 개선되어 오던 분배지표가 2년 연속 악화했다.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정유사 임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1년치 급여의 2~3배 가까이 되는 연말 상여금을 챙긴 것이다.

이에 용 의원은 "횡재세 얘기를 또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횡재세가 도입됐다면 예년보다 월등히 늘어난 정유사와 은행의 이윤, 즉 세법상 '초과이득'에 대해 실효세율 30% 수준에서 횡재세가 부과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유사는 이 특별 법인세 부담을 고려해 임직원에 대한 상여금 수준을 지금보다는 낮췄을 것"이라며 "대신 수조원에 이를 세수가 에너지와 금융 취약계층의 고통을 경감하고, 쓸만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펼치는 데 재원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횡재세'는 경영혁신이 아닌 경제환경의 급변으로 기업이 자신의 노력과 무관하게 벌어들인 막대한 횡재이익의 일부를 사회가 환수해 공익적 용도로 활용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한 지난 2년간 식품 및 에너지 기업의 자산은 4530억달러(약 582조원)가량 증가했다. 그럼에도 전세계적으로 거둬들인 부유세 수입은 전체 세수의 4%에 불과하다.

이에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기업들이 코로나19 특수로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30~40%가량을 환수하는 횡재세를 도입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8월 용 의원이 정유 4사와 16개 은행에 대해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한국판 횡재세' 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2022년 횡재세 도입은 무산됐다.

용 의원은 "횡재세는 경제 정의에도 부합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도 제고한다"며 "횡재세는 '그들만의' 횡재 잔치를 국민 모두의 성과 공유로 전환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2023년에는 소수의 횡재가 대다수의 고통과 소외가 되는 불의와 비효율이 시정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누군가 상여금을 듬뿍 받았다는 소식이 모두의 미담이 되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