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생에너지의 경쟁력…"석탄발전소 99% 돌리는 것보다 저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1 08:45:02
  • -
  • +
  • 인쇄
태양광 한계비용이 석탄의 1/3 수준
"인플레 감축법으로 석탄 경쟁력 상실"

미국에서 재생에너지시설의 경제성이 석탄발전소를 능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석탄발전소의 99%를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태양광, 풍력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현재 미국의 석탄은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에 따르면 석탄발전소의 한계비용이 평균 매 메가와트시(MWh)당 36달러인 반면 신규태양광은 매 MWh당 약 24달러로 1/3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석탄발전소 210곳 중 그나마 비용경쟁력을 갖춘 곳은 와이오밍에 위치한 드리포크스테이션(Dry Fork Station) 한 군데 뿐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미국에서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과잉 공급되면서 비용이 급락한 영향도 작용했다. 미쉘 솔로몬(Michelle Solomon) 미국 NGO 에너지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의 정책분석가는 "석탄은 더 이상 재생에너지에 비해 비용경쟁력이 없다"며 "재생에너지 비용의 감소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발전에 따른 온실가스배출의 60%를 차지하는 석탄은 한때 미국 전력의 중추로서 2007년 1억 8600만 가정에 공급 가능한 전력을 생산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 생산량은 2020년 5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2021년 55% 감소했다. 탄광부문 일자리는 지난 10년간 절반 이상 감소해 4만개 미만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미국 석탄발전소는 노후화돼 유지관리비가 오르는 것에 비해 연료원은 값싼 가스 공급원으로 대체되고 있다. 수은과 이산화황 등 유독가스 감축을 목적으로 해당 부문에 비용을 부과한 환경규제도 비용 상승에 한몫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 에너지가격이 상승하고 각국이 러시아산 가스의 대체연료를 찾아 나서면서 석탄업계에 상승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이에 석탄지지자들은 석탄이 불안정한 시기에 신뢰할 수 있는 연료원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리치 놀란(Rich Nolan) 미국 국립광업협회(National Mining Association) 회장은 11월 "신뢰할 수 있는 대안과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없이 필수 석탄용량을 강제로 중단하는 것은 안정성과 경제적 문제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석탄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많은 공익기업이 여전히 화석연료에 깊이 투자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인프라의 규모는 아직 석탄의 대규모 폐쇄가 가능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분석가들은 작년 기후지출로 강화된 재생에너지 추세가 석탄의 시대를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

솔로몬 분석가는 "단번에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할 수는 없지만 때가 되면 석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가속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스톡(James Stock) 미국 하버드대학 경제학자도 "석탄은 경제 흐름에 따라 자연감소하고 있다"며 석탄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는 "내일 모든 공장을 폐쇄할 수는 없지만 빠르게 에너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약 50년 전 세계 에너지안보 문제가 대두됐을 당시에는 석탄발전소 건설이 타당했지만 기후변화 인식이 높아진 지금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기후/환경

+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영국, 탄소포집에 '2억파운드' 투자... 환경단체 '그린워싱' 비판

영국 정부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에 2억파운드를 투자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