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기후위기 안전벨트?…"美 경제손실 절반 줄어들 것"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4 08:30:02
  • -
  • +
  • 인쇄
獨연구팀 "재해완화에 효과적 수단"
자산손실 100% 배상은 비현실적

기후적응에서 보험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독일 경제학자 팀은 공공보험계획을 촉진해 이상기후가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이는 주요 사회위험 관리도구인 보험을 기후적응의 한 형태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기후적응이란 기후변화에 대비해 현재 및 미래사회를 변화시키고 준비시키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단순화된 미국 경제성장모델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의무보험정책이 시행될 경우 연간 경제손실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이 기후재해로 인한 미국의 미래 경제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온이 2도 오를 경우 열대성폭풍의 진화양상에 따라 직접적인 자산손실의 50%에서 58%~84%까지 배상해야 기후손실 배상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델에는 모든 곳에서 균일한 수수료로 이용가능한 가상의 비영리 정부 의무보험제도가 사용됐다. 미국에서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국가홍수보험 프로그램이 이와 가장 유사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의무사항이 아니며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열대성폭풍과 허리케인이 지역사회에 막대한 경제피해를 입히고 10년 치 이상의 국가경제성장을 퇴보시킬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미국의 기후정책은 이러한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최소한 선진국에서는 보험이 미래기후적응전략의 주요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고 썼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크리스티안 오토(Christian Otto)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 경제학자는 지난 당사국총회(COP)에서도 "기후보험이 기후적응 조치로서 논의됐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에는 한계가 있다. 비영리단체 '기후행동추적기(Climate Action Tracker)'에 따르면 현 정책상 지구기온이 2.7도 이상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기후손실을 배상하려면 직접자산손실의 100%를 배상해야 하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또 오토 저자는 "일반적으로 보험경제는 보험이 없는 경제보다 성장속도가 느리다"며 "보험이 정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지는 열린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보험이 모든 국가에서 효과적인 것도 아니다. 연구진은 허리케인 빈도가 높고 보험시장이 낙후된 아이티의 경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자산손실 100% 보장 보험을 들더라도 아이티 정부가 감당하기에는 경제손실이 너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보장은 주택기준 개선, 탄력적인 인프라, 주도적 지역사회 등 다른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 오토 저자는 아이티의 사례가 "국제기후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결론지었다.

저자는 이번 연구가 보다 나은 보험이 미국의 열대성폭풍 관련 경제손실을 배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연구가 모든 것을 고려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재해완화에 있어 보험의 "낙관적 상한선"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해관계자와 정책입안자들에게 보험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코 람페르티(Francesco Lamperti) 이탈리아 산탄나고등연구소(Sant'Anna School of Advanced Studies와) 및 유럽경제환경연구소 경제학자는 해당 연구가 "무보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화하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말했으며 데릭 레모인(Derek Lemoine) 미국 애리조나대학 환경경제학자는 재해 후 남은 인프라의 재노출 및 재건된 인프라의 취약성을 낮추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다른 국가에서 보험의 효과를 계속 시험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