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독수리까지 죽었다…야생조류 164마리 떼죽음 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3 12:00:13
  • -
  • +
  • 인쇄
▲지난 1월 2일 전남 순천시에서 농약 중독으로 집단 폐사한 야생조류(사진=환경부)

누군가 고의로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농약에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야생조류가 잇따라 희생되고 있다.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야생조류 집단폐사 46건을 분석한 결과 11건(23.9%)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13일 밝혔다.

농약 중독으로 죽은 야생조류는 총 164마리로 집비둘기(42마리), 까치(38마리), 멧비둘기(16마리), 가창오리(13마리), 쑥새(10마리) 등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큰기러기(6마리), 흑두루미(5마리), 독수리(5마리), 새매(2마리)도 농약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해 조류인플루엔자 검사를 실시하는데, 한 장소에서 5마리 이상 폐사하는 집단폐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AI 바이러스가 음성일 경우 농약중독 검사를 실시한다. 농약으로 인한 야생조류 집단폐사는 해당 개체의 생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농약에 중독된 폐사체를 먹는 상위포식자의 2차 피해로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야생조류는 먹이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물과 땅에 남아있는 농약을 미량 섭취하게 되지만 이는 치사량까지 도달하진 않는다. 이에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이들 야생조류의 폐사가 '농약 고의 살포'로 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지난달 13일 강원 고성군에서 폐사한 독수리 7마리 사례를 비롯해 4건의 집단폐사 사례도 농약 중독으로 보고 관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일부러 농약을 볍씨에 섞어 살포하는 경우 고농도의 농약을 한꺼번에 섭취해 폐사한다"며 '상위포식자인 독수리나 새매 등도 농약 중독으로 폐사한 사체를 먹고 중독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음독 사건에 여러 차례 쓰여 지난 2015년부터 사용을 금지한 '메소밀'과 높은 잔류성과 생물농축 특성 때문에 2012년부터 생산이 금지된 '엔도설판'이 검출된 점도 눈에 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관계자는 "농약이 묻은 볍씨 등을 고의로 살포하는 것은 야생생물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라면서 "앞으로도 야생조류 집단폐사 원인을 분석해 지자체에 통보하고 엄중히 조치하도록 요청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현행 야생생물법은 유독물·농약 등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죽인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멸종위기종이 아닌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기후/환경

+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말라가는 美 콜로라도강…식수와 전력 공급까지 '위기'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심각하네 낮아지면서 식수공급은 물론 수력발전까지 위협받고 있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

[날씨] 흐리고 추운 크리스마스...눈 내리는 지역은 어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