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탈탄소 '가속페달'...신규건물 화석연료 난방금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1 14:29:20
  • -
  • +
  • 인쇄
6월 의회 제출...승인되면 내년부터 시행
65%이상 '기후친화적 에너지'로 가동해야


모든 원전의 가동을 멈춘 독일 정부가 이번에는 2024년부터 신규 건축물에 대해 석유 및 가스 난방설비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정부는 신규 석유 및 가스 난방설비를 퇴출하고, 모든 건축물의 난방설비가 에너지 조달의 65% 이상을 '기후친화적 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법안을 재가했다.

이 정부안은 오는 6월 독일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제출된 정부안이 의원들의 심의와 표결을 거쳐 승인되면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기후친화적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히트펌프, 지역난방, 태양열 난방설비나 바이오매스, 수소와 같이 입증된 환경친화적 원료로 생산한 가스난방 등을 포함한다.

기존 건축물의 난방설비는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전면교체할 필요는 없지만, 법령 시행 이후 3년내 재생에너지 활용 비중이 65% 이상인 설비로 교체해야 한다. 기존 주택보유자가 이같은 '기후친화적 에너지'로 가동되는 신규 난방설비로 교체할 경우 발전원에 따라 정부가 보조금을 통해 10~30%의 교체비용을 부담한다. 법령 시행 이전에 교체할 경우 추가 보조금 10%를 지원해 교체비용의 최대 40%를 절감할 수 있다.

해당 기준을 어길시 5000~5만유로(약 730만~73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80세 이상이거나 소득 수준이 낮을 경우 교체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종적으로 독일 정부는 2045년까지 모든 난방설비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독일 정부의 이번 입법계획은 "독일은 건축물 난방의 신속하고 대대적인 전환 없이는 제때에 기후목표를 이룰 수 없을 뿐더러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출 수도 없다"고 취지를 밝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독일의 건축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1200만톤으로 국가 총 배출량의 15%를 차지했다. 독일의 전체 에너지 가운데 3분의 1이 건물 난방에 쓰이고 있고, 80%가량이 화석연료로 가동된다. 독일 가구의 절반 이상이 가스난방, 25%가 석유난방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독일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및 원유 수입량을 대폭 줄이고, 2027년부터 자동차·난방에도 탄소배출 감축 의무를 부과해 확대 시행 예정인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제(ETS)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만만찮은 전환 비용이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우려에 반발을 표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임대인연합 하우스운트그룬트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환의 문을 쇠지렛대로 강제로 열어젖히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여론조사기관 포르사연구소에 따르면 78%가 정부의 입안계획에 반대를 표했고, 62%가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라 난방요금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독일 납세자들은 2028년까지 매년 91억6000만유로(약 13조3000억원)의 추가부담을 지게 된다. 독일 정부는 기존의 에너지기후기금을 확대한 1800억유로(약 262조원) 규모의 '기후 및 전환기금'(Klima und Transformationsfonds)에서 재원을 확보해 세금 부담을 덜어낼 예정이다.

기술적으로나 인력이 부족해 단기간 내에 난방설비를 전환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유예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재생에너지 기반 난방설비들이 아직 기술적인 한계로 계속해서 난방효율을 개선해야 하는 단계에 있고, 공급망 문제로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며, 늘어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앞으로 발생할 난방설비 설치 기술자 인력의 공백이 6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독일의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CDU)의 에너지정책 담당 대변인 안네 쾨니히는 이번 정부 입법계획에 대해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주택소유자, 세입자, 임대인연합, 난방네트워크업계에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구글 '2030 넷제로' 이상무?…美서 청정에너지 1.2GW 확보

구글이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1.2기가와트(GW)를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203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산업부 '탄소중립 프로젝트' 경매제 도입...기업별 50억 지원

산업통상부가 오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이 사업은 정부 지원 예산 대비

"탄소감축 사업 대출이자 지원"...기후부, 올해 3조원 푼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해 신규대출을 받는 기업에게 올해 3조원 규모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기후/환경

+

달라지는 남극 날씨에...펭귄, 번식기가 빨라졌다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펭귄들이 새끼를 빨리 낳고 있다.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연구팀은 2012년~2022년까지 남극

물이 고갈되는 지역 늘고 있다..."경제·금융리스크로 번질 것”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 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금융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유엔대학 수자원·

[날씨] 내일 더 춥다...영하 20℃ 한파에 폭설까지

대한(大寒)을 맞아 찾아온 강추위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현재 베링해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북동쪽 대기 상층에 자리한 고기압과 저기

해양온난화로 대형 해조류 매년 13.4% 늘었다

해양 온난화와 인간 활동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해조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상태

[날씨] 냉동고에 갇힌 한반도...칼바람 점점 심해진다

소한(小寒)에 한파가 덮치더니, 대한(大寒)에는 더 강한 한파가 몰려왔다.20일 우리나라 주변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자리한 '서고동저' 기압

[팩트체크②] 커피·카카오·올리브 가격인상...기후변화 탓일까?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