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염증부터 면역치료까지 가능한 나노입자 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1 12:18:11
  • -
  • +
  • 인쇄
▲점막부착성 나노입자 키토산-빌리루빈 모식도. 키토산-빌리루빈 나노입자는 염증성 장 질환을 치료할 방안으로 개발됐다. (사진=KAIST)

국내 연구진이 염증성 장 질환부터 면역치료까지 가능한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유전 및 여러 환경요인으로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늘고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전상용, 조병관 교수연구팀은 입으로 먹으면 염증성 장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된 대식세포를 표적 제거할 수 있는 키토산-빌리루빈(Bilirubin)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빌리루빈은 헤모글로빈이 분해될 때 나오는 물질로 염증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에 대해 강력한 환원력(scavenging effect)을 지닌다. 이 덕분에 항염증성 효과가 탁월해 약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빌리루빈의 특성상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빌리루빈을 체내, 특히 경구투여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점막부착성과 수용성 성질을 동시에 지니는 저분자량 수용성 키토산(LMWC)과 결합해 키토산-빌리루빈 나노입자(LMWC-BRNPs)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키토산-빌리루빈 나노입자가 기존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보다 탁월한 장 기능 정상화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나노입자가 염증성 대식세포에 흡수되면 이들의 활성을 저해해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활성 산소종(ROS) 분비를 줄이고, 장내 면역 항상성을 되돌리는 효능을 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동물실험 결과 나노입자가 장내에 흡수되면 염증에 의한 장내 미생물 패턴 변화를 막아 염증성 박테리아 '튜리시박터'(Turicibacter)의 증식을 억제하고 세 가지 핵심 유산균인 '서터렐라'(Sutterella), '오실로스피라'(Oscillospira)',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의 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나노입자가 단순히 염증만 저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수한 나노의약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상용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단순히 염증만 저해하는 기존 치료법을 뛰어넘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효과적으로 조절 및 무너진 면역반응을 정상화하는 우수한 나노의약으로 개발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며 "나노입자 기반의 장 질환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재료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 'ACS 나노(Nano)'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