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창지대 동시다발 흉작 가능성"...기후과학자들의 경고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5 15:55:46
  • -
  • +
  • 인쇄
제트기류가 기상이상 발생시켜 폭염과 홍수 유발
북미, 동유럽, 동아시아 수확량 최대 7% 감소예상

유엔 인권위원회가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없으면 '세기말적 미래'가 올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곡창지대에서 대규모 흉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와 독일 인간-환경시스템 통합연구소(IRI THESys) 등 국제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며 "우리들의 연구가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의 식량시스템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모닝콜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의 대표저자인 카이 콘후버(Kai Kornhuber)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여러 주요 식량 생산지역에서 동시에 낮은 수확량을 겪을 가능성을 조사했다"며 "이러한 현상은 가격급등, 식량불안, 심지어 시민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어떤 종류의 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미지로 향하고 있다"며 "주요 곡창지대의 동시다발적 흉작의 가능성은 그동안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제트기류가 불안정해져 폭염과 홍수 등 다양한 기상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기상이상이 작황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1960년에서 2014년 사이의 기후관측 및 기후모델 데이터를 조사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2045년에서 2099년까지의 해당 데이터를 예측했다.

우선 연구진들은 세계 주요 곡창지대 위를 흐르는 제트기류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큰 파도 모양으로 흐르는 제트기류의 강한 구불거림 현상은 북미, 동유럽, 동아시아의 주요 곡창지대에 큰 영향을 미쳐 수확량을 최대 7%까지 감소시킨다.

또 연구진은 이 현상이 과거 동시다발적인 농작물 흉작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에 따르면 2010년에 제트기류가 급격히 변동해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폭염이 발생했고, 파키스탄의 홍수를 야기했다. 콘후버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제트기류 불안정성이 농작물 수확량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구진은 기존 기상 컴퓨터 모델이  제트기류의 대기 이동은 잘 보여주지만 제트기류가 지상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콘후버 교수는 "이 연구가 기후변화가 식량 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측면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며 "더 빈번하고 격렬한 기상이변과 점점 더 복잡한 극한 조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래에 이러한 유형의 복잡한 기후위험에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 모델은 이를 포착하지 못하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