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떠밀려온 향유고래...뱃속에서 7억원치 '용연향' 발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5 16:23:26
  • -
  • +
  • 인쇄
▲9.5kg의 용연향이 발견된 향유고래 사체 (사진=라스 팔마스대학)

카나리아제도의 한 해변에 떠내려온 향유고래 사체에서 '바다의 황금'이라 불리는 용연향이 발견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라스 팔마스대학의 수의학·식량안보연구소장 안토니오 페르난데즈 로드리게스(Antonio Fernández Rodríguez)가 카나리아제도 라 팔마섬의 노갈레스 해변에 떠내려온 향유고래 사체를 부검하던 도중 용연향을 발견했다.

향유고래가 소화기 문제로 사망했을 것으로 의심한 페르난데즈 소장은 고래의 대장을 검사했다. 그런데 장에 딱딱한 무언가가 붙어있는 것을 느꼈다. 그는 "내가 꺼낸 것은 직경 50~60cm, 무게 9.5kg 정도의 돌이었다"며 "모두가 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내 손에 든 것이 용연향인 줄은 몰랐다"고 회상했다.

발견된 용연향은 약 50만유로, 우리돈 약 7억600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유고래에서 발견된 용연향은 무게 9kg, 지름 약 20cm에 달한다. (사진=라스 팔마스대학)

용연향은 향의 원료로 쓰이는 희귀물질로 알코올에 녹이면 백단향과 같은 나무 향이 난다고 한다. 용연향의 주성분인 엠브레인은 별 향기가 없는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향과 결합하면 향을 증가시켜주면서 오래가게 만든다고 한다. 그 희소성과 효과 덕분에 용연향은 먼 과거부터 최고급 향료로 취급돼왔다.

용연향은 향유고래의 내장에서 생산되며 고래 100마리당 1마리꼴로 나온다. 오징어가 주식인 향유고래는 먹이의 대부분을 소화하지 못해 토해낸다. 용연향은 이때 배출되지 않고 남은 일부 찌꺼기가 고래의 위장에서 발효·응축돼 굳어진 일종의 결석이다.

이는 때때로 배설돼 바다에 떠다니다 인간에게 발견되어 왔다. 그렇기에 용연향의 기원은 19세기초 대규모 포경이 시작되고서야 밝혀졌다. 현재는 고래사냥 및 착취 금지의 일환으로 미국, 호주 및 인도 등지에서 용연향 거래가 금지됐다.

페르난데즈 소장은 라 팔마 섬에 떠내려온 개체의 사망원인이 용연향으로 인한 패혈증일 것으로 결론내렸다. 드물게 용연향이 너무 크게 자라면 장을 파열시켜 고래를 죽이는 경우도 있다.

현재 연구소측은 용연향의 구매자를 찾고 있으며 판매금이 라 팔마 화산폭발의 피해자들을 돕는데 사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21년 발생한 라 팔마 화산폭발은 8억유로, 우리돈 11조원가량의 피해를 입히고 수백 개의 주택과 사업체를 파괴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