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생하는 '러브버그·대벌레떼'..."곤충 이상출몰은 기후위기 신호"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25 16:32:09
  • -
  • +
  • 인쇄
▲나뭇가지처럼 위장하는 대벌레떼 (사진=연합뉴스)


기온이 높아지면 벌레들의 부화율이 높아져 대량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벌레라고 해도 생태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25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진행된 '대발생 생물 대응 워크숍'에서 발제를 맡은 정종국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지난 3~5월 대벌레알 4500개를 고도 100m마다 배치한 결과 100m 높이에서는 부화율이 30%이던 것이 500m에서는 5%로 줄었다. 이는 대벌레알 부화율이 기온과 비례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대벌레 대발생에 따른 산림 피해 면적이 2020년 19헥타르(ha)에서 2021년 158ha, 지난해 981ha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벌레 발생 지역도 서울 은평구 봉산에서 경기 의왕시 청계산·군포시 수리산·하남시 금암산 등으로 확장됐다.

대벌레는 나뭇가지처럼 생긴 절지류로 5~10월에 출현하며 천적을 피하기 위해 나뭇가지로 위장한다. 만약 공격받으면 도마뱀의 꼬리처럼 다리를 내어주고 달아나거나 죽은 척한다. 대벌레 자체는 사람에게 직접 해를 끼치진 못하지만 참나무, 상수리나무, 가로수 등 활엽수 나뭇잎을 갉아먹어 산림해충으로 분류된다.

다만 대벌레 대발생은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뿐만 아니라 식생 밀도, 식물체 영양조건(질소대비 탄소량), 암수 비율 등도 영향을 미친다.

대벌레 대발생이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경기도 고양시 성라산에서 대벌레가 대량 발생하는 일이 있었지만 별도의 방제를 하지 않았음에도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이는 대벌레의 서식지인 산지에 새와 다람쥐, 청설모 등 천적이 많기 때문에 대벌레가 늘어난 만큼 천적 역시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 대벌레 외의 벌레들도 대량발생할 수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6년 미국 선녀벌레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2021년에는 외래종인 매미나방이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인해 대발생했다. 미국 선녀벌레는 나무 수액을 빨아먹어 그을음병을 유발하고 매미나방은 나뭇잎을 갉아 먹는 등 수목에 피해를 끼치고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한영식 곤충생태교육연구소 소장은 이날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곤충 대발생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라면서 "곤충의 이상 출몰은 기후위기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