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도시 전체가 사라졌다...리비아 '대홍수'로 최악 참사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3 17:24:49
  • -
  • +
  • 인쇄
▲대홍수로 휩쓸려나간 리비아 항구도시 데르나(사진=A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리비아가 열대성 폭풍 '다니엘' 영향으로 쏟아진 폭우로 2개의 댐이 붕괴되면서 도시 전체가 물에 휩쓸려 사라졌다.

리비아의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다니엘'로 단기간에 442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고, 이로 인해 외곽에 있는 댐 2곳이 무너지면서 대홍수가 발생했다. 엄청난 양의 물이 도시 전체를 휩쓸면서 4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1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발견된 사망자만 5300명이 넘었다. 

흙탕물은 도로와 집을 집어삼켰고, 거리는 밀려드는 물로 강으로 변했다. 집과 자동차는 속절없이 떠내려갔고, 사람들도 휩쓸려갔다. 도시 전체가 물에 휩쓸리면서 바다로 떠내려간 시신들이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이 빠진 거리엔 시신들이 즐비했고, 건물에 깔려있는 시신들도 많았다. 수습한 시신이 수천구에 달하면서 굴착기를 동원해 시신을 무더기로 매장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중해에서는 한해 두세차례씩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서 노후한 기반시설이 이를 버티지 못했다. 또 데르나 외곽에 위치한 댐 2곳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붉은 흙탕물이 순식간에 도시의 건물과 차량들 그리고 사람들을 덮쳤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정치혼란'이 꼽았다.

기후전문가들은 "지중해 동부와 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2~3℃가량 높아지면서 강수량이 더욱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열대성 저기압은 수온이 따뜻할수록 더 큰 위력을 갖는다. 앞서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해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현재 리비아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여서 기반시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참사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리비아는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과 서부 통합정부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무너진 댐들도 그동안 전문가들이 보수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곳이다. 심지어 지난해 한 학술지에 "큰 홍수가 발생할 경우 댐 2곳 중 하나가 터지면서 데르나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영국 오픈대학 환경시스템공학자 레슬리 메이본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로 극단적 기상현상이 잦아지고 강해지고 있다"며 "이에 가장 취약한 이들은 사회·정치·경제적 요인에 의해 정해진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기후/환경

+

폭염 오래 노출될수록 노화 속도 빨라진다

폭염에 자주 노출되면 노화가 더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5일(현지시간) 홍콩대 건축학부 도시계획디자인학과 궈추이(郭萃) 조교수와 연구진은

강릉은 4개월째 가뭄인데 서남부는 걸핏하면 '폭우'…날씨 왜 이럴까?

한반도 서해안은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가 나는데 태백산맥 너머 동쪽에는 수개월째 비가 오지 않아 마실 물도 부족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서쪽은

157km 강풍에 다 날아갔다...베트남과 中하이난성 '쑥대밭'

최대 풍속 157km에 달하는 '괴물' 태풍 '가지키(Kajiki)'가 베트남과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을 초토화시켰다.지난 22일 발생해 하룻만인 23일 제13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