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석유·가스 투자하면 큰 손실 자초하는 것"...IEA의 경고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5 15:07:13
  • -
  • +
  • 인쇄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 (사진=AP통신/연합뉴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에너지 산업의 투자 수익성이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려는 국가와 기업은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0년 안에 화석연료는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이는 기후의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러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기후 혼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화석연료)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대규모로 화석연료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하는 것은 기후에 위험요소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들에게도 재정적 위험이 될 수 있다"면서 "석유기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들 중 일부는 우리가 석유와 가스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기업과 투자자들은 스스로 경제적 위험을 자초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탐사가 시작된 석유는 5년 후 시추가 시작된다. IEA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시기가 전세계 석유 및 가스 수요가 감소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따라서 비롤 사무총장은 "기후 위험뿐만 아니라 대규모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들이 줄도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몇몇 국가들은 화석연료 생산량을 크게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2050년까지 대규모 석유 및 가스 시추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리시 수낙(Rishi Sunak) 영국 총리는 "북해 석유·가스전을 최대한 개발해 에너지 안보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등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해도 미래에 석유와 가스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에 비롤 사무총장은 "그것은 우리의 연구를 반만 읽은 것"이라며 "그동안 IEA는 화석연료가 당분간 필요한 것은 맞지만 전세계적으로 필요한 석유와 가스의 양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시장동향을 잘못 판단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관한 그들의 책임에 대해서도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IEA는 올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IEA는 "현재의 에너지 정책이 지속된다면 지구 온도는 2.4℃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COP28 핵심의제인 전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공약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면서 "하지만 이는 불충분하며 지구 온도를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급속한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증가는 좋지만 화석연료가 감소하지 않으면 온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거나 전혀 없을 것"이라며 "COP28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논의가 화석연료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생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비롤 사무총장은 "가격이 일시적으로 변동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석연료에 대비해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며 "태양광뿐만 아니라 해상 풍력발전 등 경쟁력있는 에너지원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점이 아니라 정점 이후 화석연료가 얼마나 덜 쓰이냐다"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기후/환경

+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말라가는 美 콜로라도강…식수와 전력 공급까지 '위기'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가 심각하네 낮아지면서 식수공급은 물론 수력발전까지 위협받고 있다.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

[날씨] 흐리고 추운 크리스마스...눈 내리는 지역은 어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