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치 비가 하루만에...중동의 폭우와 홍수 "기후변화가 빚은 참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0 11:33:16
  • -
  • +
  • 인쇄
WWA "기후위기, 리비아 홍수 가능성 50배 높여"
중동지역 강수량 50% 증가..."10년마다 발생할 것"
▲대홍수로 폐허가 된 리비아 데르나 (사진=연합뉴스)

폭우로 댐 2곳이 붕괴되며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된 리비아 '대홍수'는 결국 기후위기가 빚어낸 예견된 대참사였다. 기후위기가 대홍수 발생가능성을 50배 높였다는 게 전세계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다국적 기후연구단체 세계기상특성(WWA)은 최근 중동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폭우와 홍수피해에 대해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성명을 통해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폭우 발생가능성을 높였다"면서 "그리스와 불가리아, 튀르키예는 가능성이 10배, 리비아는 50배 높였다"고 밝혔다.

WWA 소속 연구원들은 산업화 이전 대비 전세계 평균기온이 1.2℃가량 오른 현시점과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시나리오를 비교분석해 중동지역에서 기후위기와 폭우의 상관관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지구온난화로 그리스, 불가리아, 튀르키예에서 강수량은 40%, 리비아에서는 50%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온난화로 대기중 수증기량은 10% 증가했고, 이로 인해 더욱 강력한 폭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달초 중동지역을 덮친 폭풍 '다니엘'로 그리스에는 1년 쏟아질 비가 15시간만에 퍼부으면서 홍수로 14명이 사망했다.

리비아는 이전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다. 대부분의 집은 잠겨버렸고, 지은지 반세기나 된 댐은 가득이나 유지보수가 소홀한 상황에서 쏟아지는 강우량을 견디지 못하고 둑이 터지면서 피해를 더 키웠다. 붕괴된 2개의 댐에서 쏟아내린 흙탕물은 리비아의 항구도시 데르나를 덮쳐 현재까지 최소 3922명이 사망하고, 9000여명이 실종된 상태다.

문제는 이같은 대홍수가 기후변화로 앞으로 10년마다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WWA 연구원들은 이번 대참사가 기후위기 시대로 접어든 주요 '분기점'이라고 보고, 앞으로 기상예보를 강화하고 기후탄력적인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리데리케 오토 영국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 박사는 "홍수뿐 아니라 폭염이나 산불 등 모든 분야에서 취약성을 줄이고, 적응력을 높이는 게 향후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