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붙이고 모양도 바꿀 수 있는 '스피커' 개발됐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8 10:04:33
  • -
  • +
  • 인쇄
▲멕신기반 열음향 스피커 모식도 (사진=UNIST)


어디든지 척척 붙이고 모양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초박막 스피커가 국내에서 개발돼,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고현협 교수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안기석 박사팀과 함께 '스피커 자체의 형태를 변화시켜 소리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맥신 초박막 스피커'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초박막 스피커는 마이크로미터(0.001mm) 이하의 얇은 막 형태의 스피커다. 각종 표면에 쉽게 붙일 수 있고 모양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스피커 지지대의 모양에 따라 360° 혹은 선택적인 위치로 출력도 가능하다.

고현협 교수는 "필름형 스피커는 다양한 표면에 쉽게 붙일 수 있고, 열음향 스피커는 진동판이 없는 유연하고 얇은 스피커인데 이 둘의 장점을 합친 스피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활용도가 높은 평면구조 나노물질인 맥신(MXene)을 기반으로 스피커를 만들었다. 맥신 전도체의 면적당 열용량과 고분자 코팅 소재인 패럴린 기판의 열효율을 제어했다. 높은 음압 레벨(SPL) 출력(15kHz에서 74.5dB)이나 14일간의 소리 성능 테스트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연구팀이 제작한 스피커는 두께가 열이 침투되는 깊이보다 얇은 패럴린 기판을 사용해서 양방향 소리출력이 가능하고, 구부리거나 비틀리는 등 모양을 변형시켜도 안정적인 소리를 낼 수 있다. 또 가로세로 20cm의 크기이고, 포물선형이나 구형 형태로 제작 가능해 소리의 집중도를 높이거나 3차원 입체음향을 낼 수 있었다.

제1저자인 김진영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박사는 "2차원 전도성 소재인 맥신과 두께 조절이 용이한 패럴린은 열 흡수율이 낮고 주변으로의 열 방출성이 뛰어나 우수한 성능을 가진 열음향 스피커를 제작할 수 있다"며 "초박막 스피커 제작은 형태 변형에 따른 소리 조절뿐만 아니라, 나아가 다양한 웨어러블 소자 분야에 핵심 기술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제1저자인 정건영 유니스트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맥신은 다양한 기판에 강한 접착이 가능하다"며 "개발된 스피커는 성능 안정성뿐 아니라 더 강한 뒤틀림과 접힘 상태에도 성능의 안정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고현협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열음향 스피커로 음원시스템의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소자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며 "다양한 모양 변형 및 지향성 조정 가능 스피커는 잠재적으로 휴대용/홈 오디오 시스템, 능동 소음 제어, 유연한 능동 디스플레이 및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