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 5배 크루즈선 LNG로 출항했는데…메탄유출 간과에 '뭇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9 11:32:40
  • -
  • +
  • 인쇄
CO2 24% 줄였는데 온실효과는 1.2배
LNG 연소과정서 CO2 84배 메탄누출
▲세계 최대 크루즈선 아이콘 오브 더 시스가 마이애미항에서 처음 출항하자 기념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AP)


타이태닉호의 5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크기의 크루즈선 '아이콘 오브 더 시스'(Icon of the Seas)가 출항하자마자 메탄배출에 대한 우려로 환경단체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아이콘 오브 더 시스'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첫 출항을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크루즈선은 로열캐러비언그룹이 20억달러(약 2조6743억원)를 투자해 투르쿠 조선소에서 건조한 것으로, 무게 25만800톤에 길이 365m에 이른다. 7개의 수영장과 6개의 워터슬라이드, 40여개의 레스토랑, 바, 라운지 등을 갖춘 초호화 여객선은 7600여명까지 승선할 수 있다.

이 크루즈선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초대형 크기뿐만 아니라 기존 크루즈선과 달리 선박용 경유나 중유가 아닌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고 있다고 로열캐러비언그룹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 규정보다 탄소배출량을 24% 더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LNG에 대한 메탄배출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LNG가 전통적인 선박용 연료와 비교했을 때 탄소배출량이 적은 건 사실이지만, LNG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4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지닌 메탄이 새어나오기 때문이다.

LNG가 100% 배의 동력으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나머지는 메탄으로 누출되게 된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 조사결과 평균 크루즈선들의 연료 가운데 6.4%가 메탄으로 대기중에 배출된다. ICCT 해양프로그램 국장 브라이언 코머는 "LNG 선박으로의 전환은 잘못된 방향"이라며 "메탄 누출로 LNG가 기존 선박용 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1.2배 더 많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현재 300여개의 크루즈선이 운항중인 가운데 6%만이 LNG 추진선이다. 2024~2028년까지 발주된 크루즈선 54개 가운데 63%로 LNG 추진선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비영리 환경단체 스탠드어스(Stand.earth)의 선박캠페이너 애나 바포드는 "지난해 IMO가 해운업계의 2050 넷제로를 추진하면서 메탄에 대한 기준도 강화할 것으로 예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IMO 기준대로면 크루즈선의 메탄누출량은 3.5%인데, 향후 ICCT의 기준처럼 더 빡빡한 기준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요구 압박도 거세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지난 2023년 11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등 13개국은 '국제 메탄측정 표준화 협의체'(MMRV)를 발족하는 등 국제사회도 '탈메탄'에 속도를 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