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수세미 골격 뜯어보니...지구 평균기온 이미 1.7℃ 상승?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06 17:27:44
  • -
  • +
  • 인쇄
기온상승폭 2020년대말 2℃ 돌파할수도
"단일기록 세계평균 확대 불가능" 반론도
▲연구팀이 동부 카리브해에서 채취해 분석한 경화 해면동물(Ceratoporella nicholsoni) 골격 표본 (사진=연합뉴스/네이처 기후변화)


바다밑 바위에 붙어사는 바다수세미의 골밀도를 조사한 결과, 지구 평균기온이 이미 1.5℃ 이상 상승했고, 이대로면 10년 내 2℃를 초과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 맬컴 맥컬록 교수 연구팀은 카리브해 동부에서 채취한 경화 해면동물(Ceratoporella nicholsoni)의 골격 표본을 이용해 지난 300년간의 기온을 분석한 결과, 이미 지구 평균기온은 지난 2020년에 산업화 이전대비 1.7±0.1℃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최근 밝혔다.

스폰지처럼 구멍이 성성한 경화 해면동물은 '바다수세미'로도 알려져 있다. 바다수세미는 물의 흐름이 느린 바다 밑바닥에 작은 뼛조각으로 된 뿌리털을 박고 수백년에서 수천년을 살아간다. 따라서 바다수세미 골격을 이루는 탄산칼슘의 화학적 구성의 변화는 서식지 부근의 환경 변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연구팀은 이점에 착안해 자연 변동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카리브해 동부 '해양혼합층'에서 바다수세미 골격 표본 6개를 채취했다. 수심 33~91m의 해양혼합층은 대기와 바닷물 사이에서 열이 교환되는 영역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확보한 바닷물 온도변화 데이터를 1850년도부터 측정되고 있는 해수면 온도 데이터(HadSST4)와 비교해 보정했다.

그 결과, 바다수세미 골격의 변화는 기온과 바닷물 온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바다수세미 골격 분석을 통해 전세계 기온을 3~4℃가량 떨어뜨린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분화도 유추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1961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기온변화와는 더욱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지표면 온난화와 예측에 적용하면 지난 2020년 이미 산업화 이전대비 1.7±0.1℃ 상승했고, 기존 예상보다 20년 가까이 빠른 2020년대말 기온 상승폭이 2℃를 돌파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학계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 소장 개빈 슈미트 박사는 "대서양의 한 지역에서 발생한 현상을 세계 평균으로 확대하려는 주장은 지나칠 수 있다"며 "전체 지구 평균기온을 추정하려면 가능한 한 넓은 지역에서 여러 개의 대용물을 통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논문의 공동저자 에이머스 윈터 교수는 "전하고자 한 요점은 온난화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진행됐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관점을 바꿔 당장 기후대응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커지는 작물...당 함량 높지만 영양소는 부족해져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작물이 크게 자라면서 당함량은 높아지지만 영양성분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농

울릉도에 200㎜ '물폭탄'...도로 곳곳에 낙석 피해

간밤에 울릉도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낙석, 둑 붕괴 등 피해가 났다.14일 울릉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경북 울릉에 많은 비가 내렸다. 13

129명 숨진 美텍사스 홍수지역에 또 폭우...추가 침수 우려

이달초 대홍수로 129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텍사스 중부지역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지난번 폭우로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수색도 전면

[날씨] 열대 수증기가 몰려온다...이번주 내내 '강한 비'

열대 수증기를 품은 거대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몰려오고 있어 곳곳에 '물폭탄'이 예상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을 층층이 덮고 있던 고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