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물먹는 하마'?...AI 데이터센터 물사용량 급증한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8 15:44:00
  • -
  • +
  • 인쇄
AI 수요폭발로 2027년까지 최대 66억㎥ 증가
AI 출현 이후 구글은 물소비 22%, MS는 34%↑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27년에 이르면 AI로 인해 취수량이 42억~66억 입방미터(㎥)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가 '전기먹는 하마'뿐 아니라 '물먹는 하마'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UCR)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42억~66억에 달하는 취수량은 영국의 연간 물소비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연구진들은 "담수는 점점 부족해지고 가뭄은 장기화되고, 공공 수자원 인프라는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는데 AI가 등장하면서 물소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 소비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AI를 사용하는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ChatGPT) 등 생성형 AI는 방대한 양의 텍스트, 숫자 및 기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를 작동하려면 방대한 양의 서버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버를 구동하려면 냉각수 장치가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냉각 과정에서 일부는 재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는 증발하고 만다"고 밝혔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이 약 22% 늘었고, MS는 34% 늘었다. 특히 챗GPT 서버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이 센터가 위치한 미국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모인시 수자원의 6%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레이 렌(XiaoLei Ren) UCR 교수는 "챗GPT에 10~50개 응답을 요청하는 것은 배치 시간과 장소에 따라 500ml 생수 1병을 마시는 것과 같다"며 "최신모델인 GPT-4는 더 많은 매개변수가 있고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대규모 모델을 훈련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우리는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사는 "대규모 언어모델이 기후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MS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물은 전세계 공급의 극소수를 차지한다"며 "AI 성장이 탄소중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물 사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빅테크 기업은 "2030년까지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다시 넣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누수 관개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습지시스템을 복원하는 작업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환경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는 실효성과 실제 시행여부가 불투명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케이트 크로포드(Kate Crawford) UCR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한 더 나은 투명성과 더 많은 보고 없이는 AI 모델의 실제 환경영향을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깊고 장기적인 가뭄이 발생하고 있고 신선한 식수가 이미 부족한 자원인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가 이미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실제 영향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AI 도구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바다커튼·유리구슬...지구공학 방법론 온난화 억제 "효과없다"

지구공학 기술을 이용해 지구온난화를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온난화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영국 엑스터대학 마

경기도민 89% "기후위기 심각…적극대응 필요하다"

경기도민 10명 중 9명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인지하며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경기도는 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